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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하이 SG Nov 15. 2022

세상에 임신한 아내를 두고 골프장과 XX주점에 가다니

상하이 여자 vs. 한국 남자 - 아내의 관점 7

내가 이 인간을 믿고 상해에서의 경력을 단절하고 난징(남경)에 오다니 말이야.

미쳤지 미쳤어 ~~ 



 

우리가 두 번의 결혼식을 했다고 전에 이야기했을 거야.(아내의 관점 5 번째)

한국에서 5월에 결혼하고, 9월에는 상하이에서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지.

남편이 중국어를 한마디만 할 줄 알았기에 중국에 직장을 잡는데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두 달 후 중국에서 일할 수 있는 한 회사에 덜컥 합격을 해버렸네. 꿈만 같았지. 한국에서 그 합격한 회사에서 한 달간 훈련을 받고 중국 결혼식 직전 중국 난징으로 왔어. 우리는 혼인신고를 먼저 했고, 그 이후부터 그는 열심히 면접은 많이 봤어. 대련 STX에 HR 서비스 제공하는 글로벌 회사, 상하이 물류회사, 북경 등 그러다 난징의 한 회사에 합격한 거야.


남편이 서울에서 난징으로 일자리를 구해서 왔는데 내가 그대로 있을 순 없잖아? 나도 결혼식 올린 후 1달 후 회사에 퇴사 신청을 하고 상해에서 난징으로 이사를 왔어. 말이 옆이지 300km 떨어진 곳이니 한국 기준에서 보면 서울 살다가 아무 연고도 없는 대구로 남편 따라 이사 갔다고 보면 될 거야. 물론 남편은 해외에서 왔으니 내가 불평할 상황은 아니지.


나도 그냥 놀 순 없어서 난징에서 직장을 잡으려고 했는데 세상에나 상하이에서 받던 월급의 50% 밖에 주지 않더라고... 중국은 지역별로 임금 격차가 커, 최소 임금을 봐도 3배까지 차이나는 경우가 있듯이 같은 능력에 같은 업무라 해도 지역에 따라 2~3배까지 급여가 작을 수가 있거든. 내가 상하이에서 이직을 하면 그땐 사회 초년생이니 30~40%는 급여가 올랐을 텐데 난징에서 일자리를 잡으면 오히려 급여가 50%가 줄다니 말이야. 사실상 급여 차이가 3배인 거지. 아무리 일을 하고 싶어서 반값을 받고 일하고 싶진 않았어. 그래서 그냥 놀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편을 기다리며 말이야. 말로만 듣던 가정주부 생활을 한 거지. 1년 놀다가 지겨워서 작은 장사를 했고, 망했어.(이건 나중에 따로 할 기회가 있을 거야.) 생활도 안정화되지 않았는데 아이까지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1~2년은 아이를 갖지 말자고 했지. 1년 6개월이 지나고 이제는 아이를 가져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 합의를 하고 아이를 갖자고 했지. 피임을 하지 않자마자 당월에 임신을 했네 ~ 


당시 남편은 중국에 와서 고생은 많이 하고 있었어. 재무팀에서만 일하던 사람이 1년 365일 24시간 생산을 멈추지 않는 제조업에 근무했거든. 맡은 업무는 공장장. 좀 우습긴 하지. 재무 업무하던 사람이 공장장이라니 말이야. 남경에선 작은 공장들은 다 그랬어. 한국인 두 명에 법인장 1명, 공장장 1명 그리고 생산직원 50명 ~ 200명 이런 식이었지.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집에 오면 잠만 자고 다시 아침에 출근하는 일상이야. 게다가 토요일까지 말이야. 일요일은 일할 때도 있고 일 안 할 때도 있고, 한 달에 1~2번만 쉬었을 거야. 난 아침잠이 많아 아침은 남편이 알아서 출근하고 저녁에 들어오면 대화를 하다 잠을 자는 생활이었어. 유일한 낙은 남편이 한 달에 한두 번 일요일에 쉴 때 시내 나가서 외식하고 데이트하는 거였어. 


어느 날 그 귀한 일요일에 골프를 친다고 하는 거야? 세상에나~ 한 달에 한두 번 쉬는데 그중 한 번을 나를 버려두고 골프를 친다고? 게다가 난 막 임신을 한 상태인데 말이야. 간이 배 밖으로 나왔지. 그리고 뭐라더라 법인장님과 같이 가니 방울토마토를 씻어달라기까지 하네~ 이 인간이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버럭 했더니 그제야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데. 아침 일찍 알람을 하니 나는 잠이 깨어버렸고, 남편은 골프를 치러 나갔지. 그리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들어온 거야. 내가 왜 난징에 왔을까 하며 한참을 성질내고 싸웠어. 난 주위에 이런 인간을 본 적이 없어. 우리 아빠는 엄마가 임신을 했을 때 모든 일을 다하셨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엄마는 손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야. 물론 지금이라고 일을 안 하는 건 아냐. 지금도 여전히 음식 만드는 것만 제외하곤 모든 일은 아빠가 다해. 그땐 더 많이 했다는 거지. 이런 것만 보고 자란 나인데 임신한 아내를 두고 골프를 치다니 상상도 못 한 일이었어.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할 수가 없었어. 그것 봐라~ 우리말 안 듣더니... 이런 말씀하실게 뻔했거든. 말할 사람도 없고 갈 때도 없고 지금 생각해도 힘든 이야기야 ~ 딸이든 아들이든 놓으면 너의 아빠는 나를 버려두고 골프 친 사람이야 라고 이야기한다고 했지. 3년은 울겨먹은것 같아. 사실 그래도 분은 안 풀려.


여전히 성질은 나지만 그래도 조금씩 잊혀가던 어느 날 더 큰일이 생겼어.

고객사 품질관리팀에서 남편회사가 납품한 제품을 계속 불량으로 잡는다고 하는 거야. 그것도 일주일 내내 말이야. 직원이 말하길 접대할 때가 되었다고 하며 접대를 해야 한다고 했데. 저녁식사를 하러 나가서는 밤 11시가 되어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 영업직원으로부터 내게 전화가 왔어. 몇 달 전 같이 밥을 먹어서 서로 얼굴 정도는 아는 사이였거든. 택시 타고 갔더니 길거리에서 술 취해서 비틀거리는 그 사람을 봤지. 인사불성이야. 집으로 데려와서 잠을 재웠어. 그리고 아침에 그가 뜻밖의 이야기를 하는 거야. 자기도 그 고객사가 그런 곳에 갈지 몰랐다는 거야. 식사 접대를 하고 그 친구들이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단순한 노래방이 아니고 여자들이 술을 따르는 곳이었다고 하더라고. 내가 그곳에서 데리고 왔다고 했더니 당연히 아는 줄 알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실직고한 거지. 하여간 난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 출근이고 일이고 뭐고 당장 그 고객사 담당자들 이름 부르라고 했지. 그 회사 사장과 인사담당자를 찾아 그 친구들 만행을 이야기해서 모조리 자르게 할 거라고 말이야. 세상에 그런 인간들이 있냐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하려고 했지. 그런 인간들인 것도 화가 났고, 남편을 그런 곳에 데려간 건 더더욱 화가 났고 말이야.


그러는 사이 내 출산 일정은 가까워오고 있었어. 역시 순탄하면 내 남편이 아니지. 



< 남편 입장 >


아~ 오늘은 변명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골프장 사건, 

법인장님이 골프 치러 가자고 했다. 법인장님은 70대, 난 골프 친 적이 없으니 140, 새로 온 부장님은 막 100돌이라 한참 재미있어할 때였다. 난 골프 칠 줄도 모르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난징이란 도시의 한국 회사들은 갑, 을, 병, 정이 존재하는 곳이다. LG와 희성전자가 있고, 그 아래 1차 벤더, 2차 벤더, 3차 벤더 그리고 4차 벤더 우리는 1차 벤더 겸 2차 벤더 겸 3차 벤더 겸 4차 벤더였다. 아주 작은 부품을 판매를 하니 모든 회사들이 우리들의 고객사였다. 항상 인사를 하러 다녀야 했고, 항상 저자세여야 했다. 구미에 있던 LG가 왔으니 대부분 구미 출신이었다. 당시 그 지역의 표준어는 서울말이 아니라 구미 사투리이기도 했다. 분위기가 그러다 보니 회사 내에서도 마찬가지. '저 일이 있어 못 갑니다.'라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거다. 


XX주점 사건,

그런 분위기이다 보니 중국 친구들도 하청업체로부터 접대를 받는 것을 당연시했다. 한 고객사의 품질관리팀에서 일주일째 제품 규격이 맞지 않는다고 반품을 시킨다. 뭔가 이상했고, 마침 우리 회사의 품질관리팀 사원이 이야기를 한다. 식사접대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법인장님께 보고를 하니 나도 함께 참석해서 접대를 하라고 한다. 나도 정말 그런 건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우리 회사에선 나, 품질관리팀 사원 그리고 영업사원 이렇게 3명이 참석을 했고, 고객사에선 품질관리팀장, 과장, 대리, 사원 이렇게 4명이 참석을 했다. 식당에서 표정을 보고 알았다. 정말 접대를 받으러 온 거만한 표정이다. 반대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늘 접대만 끝나면 내일부턴 정상적으로 납품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다. 내가 유일한 한국사람이니 또한 내가 직급이 가장 높았으니 나를 타깃으로 내게만 술을 먹인다. 꽤 술 취한 상태에서 2차를 가는데 노래방을 가자며 자기들이 우리를 이끌고 간다. 설마 했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의 영업 사원이 여자 직원이었기 때문이었다. 들어갔더니 일반 노래방이 아니었다. 이것들이 하며 열을 확 받았으나 깽판을 칠 용기까진 없었다. 마이크 놓지 않고 노래하는 친구, 주사위 놀이를 하는 친구 제각각이었다. 나는 애써 모른 척하며 나름 보호한다고 우리 회사 영업직원과 주사위 놀이를 했다. 그때 처음 주사위 게임을 배우기도 했다. 간간히 고객사에서 술 한잔을 하자고 하면 술을 마시면서 말이다. 이미 오른 술에 몇 잔 더 마시니 술이 취해버린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고, 미리 이야기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이야기했는데 아내는 몰랐던 것이다. 하여간 눈치 없으면 어디서든 손해다. 난리가 났고, 나는 회사를 다시는 못 다닐 줄 알았다. 난 직원 2명의 증인도 있었고 아무런 일도 없이 주사위 놀이만 했더라도 당연히 아내는 용서가 안 되는 거였다. 특히 그 고객사 친구들 말이다. 


그리고 정말 다음날부터 6개월 동안 그 고객사에서는 단 한건의 불량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요새 한국은 골프인구가 늘었다고 하더만... 한국 갔을 때 친구들과 골프를 치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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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은 브런치 북으로 발행했습니다. 

속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1부가 도움이 될 듯해서 아래 링크를 걸어둡니다.


[브런치 북] 상하이 여자 vs. 한국 남자 (brunch.co.kr)


전편은 우리나라의 이웃인 중국. 그중에서도 한 도시인 상하이의 일반적인 이야기와 우리와 다른 문화 그리고 약간의 저희 경험을 담았습니다.

속편은 12화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편: 10화, 속편: 12화)

주 2~3회로 생각하고 있고요. 글쓰기 초보라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좋아요 & 댓글을 주시면 초보인 제게 힘이 되어 글을 마무리하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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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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