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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핑크 Jan 14. 2019

아이, 그 존재의 무거움

내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라니



나는 걱정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 언니, 오빠를 잃을까봐 늘 노심초사했다. 특별히 우리집이 우범지역에 위치한 것도, 부모님이 위험한 직종에 종사한 것도, 언니와 오빠가 어디 몸이 약한 것도 아니었는데 늘 걱정이 됐다. 20대에 새 식구가 된 반려견마저 잃어버릴까 산책시킬 때마다 늘 긴장했다. 물론 지금은 노견이 된 강아지까지 우리 식구는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바꿔 말하면 난 한번도 제대로 된 상실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두려운 것이다. 


그 두려움이 결혼해서는 남편에게로 갔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할 때 엘레베이터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손을 흔들고 나면 엘레베이터가 1층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매일매일 마음을 졸이며 숫자를 지켜본다. 밤에 잘 때 남편이 너무 조용하면 불안하여 코 밑에 손가락을 대고 숨을 쉬는지 확인한다(그러면 남편은 무척 싫어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아이가 태어나면 그것은 내 목숨은 아주 가볍게 내줄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라고 한다. 세상을 다시 사는 느낌이며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자 삶의 이유가 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내겐 이미 소중한 존재가 많고 그 소중한 존재를 아끼고 걱정하느라 나는 사실 이미 조금은 지쳐있다. 그런 나에게 모두가 동의하는 소중 끝판왕인 "내 아이"가 생긴다면...

나에겐 내 아이가 각종 가볍고 무거운 범죄, 학교 폭력, 교통사고, 질병 등등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사회로 나가는 것조차 공포일 것이다. 절대 제 명에 죽지 못할 것이다. 지금도 숱하게 나오는 범죄나 사고, 학대에 희생된 아이들이 뉴스를 보면 안그래도 마음이 아프고 슬픈데 내게 아이가 생긴다면 나는 아마 그 뉴스의 공포감에 깊이 사로잡혀 헤어나오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만큼 예민하기 때문이다. 


지금 소중한 내 주변의 사람들 걱정으로 내 신경은 이미 충분히 혹사당하고 있다. 내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를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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