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연봉에는 감정 쓰레기통도 포함된다 (1) 보러가기
팀장의 연봉에는 감정 쓰레기통도 포함된다 (2) 보러가기
그리고 그 이야기 마지막 Fin.
썩은 감정들로 채워진 내 쓰레기는 어디에 버려야 하나?
내 속에 감정 쓰레기만 가득 채워주고 있던 직원들 사이에서 일하던 나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알사탕처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지고 있었다.
출근하는 길 항상 "오늘도 할 수 있다!" 라고 주문을 외우던 나는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제발 아무 사건사고도 없길!" 그러다가 점점 "..오늘도 무사히.." 라고 되내이며 사무실 문을 열기 시작했다.
'편'을 들어주면 이성적이고 현명한 팀장님.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공감능력 떨어지는 냉정한 팀장님.
이 두 가지 잣대로 나는 이중인격 생활을 하고있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마 많은 회사에서 나 같은 처지의 팀장님들이 비슷한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간 관리자라는건 본인의 업무도 잘해야 하지만, 회사의 비전에 따라 직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방향을 잘 제시해 주어야 하고,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직원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을 자유자재로 휘두를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니까.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쓴소리를 들을수도 있고, 비교를 당할수도 있고, 은근한 따돌림을 당할수도 있다.
그래도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불공평한 일이라도 내 일이라 생각하고 버텨야 한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우리 모두 사람인지라 쉽지가 않다. 변해가는 상황에서 버티는거란.
실제로 회사 사옥을 세울때까지 회사에 헌신했던 타회사 직원분과 만났던 적이 있는데,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직원들 사이에서 당하게 되는 은근한 따돌림과, 오랜시간 함께한 오너에게서 자신이 쌓아온 공이 시간이 지날수록 인정이 아니라, 희미해지는 모습을 보곤 그 상황을 버티는것보다 퇴사를 택할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다른곳도 아니고 이렇게 회사에서 쌓인 감정의 쓰레기통은 가득 차도 어딘가에 버릴수가 없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곳에 버릴수가 없다.
차라리 매주 재활용을 수거해가는 것 처럼 매주 1회씩은 팀장님들의 가득찬 감정 쓰레기들을 누군가가 비워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가끔 쓰레기통을 들여다 봐 주면서 "쓰레기가 많이 찼네요!" 라는 따뜻한 관심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감정의 쓰레기는 자연 발화할 수 있지도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나에게 감정 쓰레기를 던지던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는것에만 관심이 있지, 쓰레기가 가득차서 더럽게 넘치고 있는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최선을 다했다면, 진인사 대천명. 잊지말자.
한번은 나도 이런 금쪽이(?)들을 끌어가는게 너무 힘들어서 '좋은 리더, 직원을 성장 시킬수 있는 상담법' 에 관련된 교육을 받으러 간적이 있었다.
교육은 이틀에 걸쳐서 약 20시간의 시간이 소요 되었고,
마지막으로 강사님이 교육에 대한 소감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 '좋은 리더가 뭔지 배울수 있어서 좋았다' 고 말한건 훼이크 ㅋ
내가 밷은 말은 "너무 큰 위로가 되었어요"라는 말이었다.
교육을 함께 들었던 각 회사의 대표님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고충이 있던 직원들, 또한 강의를 진행해주셨던 강사님또한 의아해 하며 물었다.
"왜요? 위로가 된 이유가 뭘까요?"
"팀장의 능력과 리더쉽이란 직원들이 잘할수 있는 방향제시를 해주는 것이다."
"......"
"그 후 직원들의 능력과 결과는 팀장이 책임질 부분이 아니다. 결과는 내손을 떠난 부분이다."
진인사 대천명에 이 또한 해당되지 않을까?
... 하늘이 결과를 내려줄 일인데 어찌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나를 갉아 먹고 있었을까.
몰랐다.
그걸 몰라서 나는 힘들었고, 그날 눈물을 참느라 목구멍이 따끔따끔해지는걸 견디고 또 견뎠다.
그 당시 나는 각기 다른 성향인 직원들을 한팀으로 만들어야 했고, 대표님이 원하는 인재로 직원들을 키워내야 했다. 가장 기본적인건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왜 다니냐? 였는데,
당연히 오너는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을 위해 본인들도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직원들은 당장 다음달 월급을 위한것으로 나는 이들의 동상이몽을 모두 아는 입장에서 피가 바짝 말라갔다.
직원들과, 오너 각자의 입장들이 이해가 가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당시 회사의 환경은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좋은 말로는 복지에 신경을 썼고, 교육비를 지원을 해주겠다 했지만,
다른 잘되는 곳의 아이템을 따라하기 바빴고, 90% 진행된 프로젝트를 밥먹듯 엎기도 일수였다.
직원들의 사기는 점점 떨어졌고, 어짜피 내가 노력해봤자 안된다. 라는 인식까지 박혀버린 상태였는데,
그 상태에서 내가 성장의 방향을 잡아줘도...에라이 잘도 되겠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오너 또한 회사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답답했던 심경을 나에게 토로하곤 했다.
'팀장님 업무를 잘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을 성장시키는것 또한 팀장의 가장 큰 능력이에요' 라는 말은 내 입에 큰 납덩이를 쑤셔 넣는것같은 느낌이었다.
1시간 빠른 출근과 자발적인 1,2시간의 야근을 일삼으면서 직원들, 대표님, 회사를 위해 '잘' 일하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 된거 같았고, 능력도 없으면서 월급 받아가는 양아치가 된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회사를 키워보려는 대표님과 그 밑에서 죽어나는 직원들 사이에 쥐어터지던 내가 회사 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이었기도 했다.
그렇게 지쳐버린 나를 위로해줬던건 회사가 아니라 그날의 교육을 이끌어 주신 강사님이었고, 사실 그날을 계기로 나는 퇴사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든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까지 내 책임으로 끌어 안을 필요가 없구나.
Prologue
직원, 팀장 다 필요없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인젇받지 못해서, 혹은 내가 아닌 다른 인간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다.
노력하는 나 자신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인정하지 않는것 또한 큰 문제다.
과정에 최선을 다한 나는 죄인이 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생각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해도 회사생활을 만족스럽게 하기란 쉽지 않다.
오너는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중간 관리자를 말로 줘패야 하고,
아래 직원들은 회사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중간 관리자를 말로 줘패는데,
중간관리자는 그 폭력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는 자리다.
그러면 그 중간에 갇혀있는 대한민국 모든 팀장들은 누가 위로를 해주는가...?
그들도 '따뜻한 말 한마디' 인센티브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
결과를 떠나서 과정에 최선을 다한 권리는 목소리 낼 필요가 있다.
오너 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꾹 참고만 있지 말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