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기 쓰기 싫어하는 2학년 남자 아이의 일기

by 노콩

오늘은 우리 첫째 아들의 일기를 공개한다. 우리 첫째는 장점이 많은 아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어른들의 말을 빨리빨리 알아듣고 행동하며, 리더십도 있다. 하지만 약간의 귀차니즘도 있다. 처음엔 일기 쓰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던 아이였다. 일단 맞춤법이 많이 약했고, 문장을 만드는 것도 힘들어했다. 일주일에 한 번 쓰는 것도 그렇게 귀찮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뭘 쓰고 싶은지 우선 말로 해보라고 했다. 말은 아주 청산유수였다. 말로 할 때는 재밌는 표현도 많이 나오고 이야기에 기승전결도 있고 나름대로 위트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쓸 때는 문장이 짧고 단순해졌다. 처음엔 아까 아이가 했던 말을 내가 기억하고 불러주기도 하고, 어떻게든 다양하게 쓰고 싶어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게 되었다. ‘그래 쓰는 게 어디냐.’ 그때는 그랬던 거 같다. 그런데 시간이 쌓이고 어느새 일기장 한 권을 다 쓸 때쯤 되니 이 아이 특유의 글쓰기가 나왔다. 우리 아들은 일기를 참 재밌게 쓴다. 최근에 쓴 ‘그놈의 탁구공’과 ‘장 본 날’을 이곳에 소개하고자 한다.


20210927_시온일기 장본날.jpg
20210927_시온일기 탁구공.jpg


쓰기를 싫어하는 우리 아들과 일기를 쓸 때는 ‘그래서’, ‘왜냐하면’ 등의 접속사를 많이 활용했다. 우선 양 늘리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팁이 있는데, 아이에게 첫 문장을 그냥 불러주는 것이었다. 어른들도 첫 문장 쓰기를 가장 어려워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할지 몰라서 글쓰기 자체를 하지 못 하는 모습도 여러 번 보았다.


첫 문장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아이와 어떤 얘기를 어떻게 쓸 건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대한 아이가 한 말로, 아이가 고른 단어와 표현들로 첫 문장을 만들어 본다. 그리고 이렇게 쓰면 어때? 하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본다. 그리고 아이가 쓸 때는 엄마가 그 문장을 기억하고 하나하나 불러주는 것이다. 첫 문장을 쓰면 자연스럽게 그다음 문장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막히는 경우도 있다. 막히면 또 서로 얘기해서 두 번째 문장을 만든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도 문장 만드는 감을 배우게 되고, 서서히 자기식 글쓰기를 하게 될 것이다.


문장을 불러주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부모님들도 계시나, 사실 그 문장은 아이가 만든 것이다. 아이는 말로 하는 것은 쉬우나 쓰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다. 그러니 아이가 말로 뱉은 문장을 옆에서 불러주고 상기시켜주면 확실히 일기 쓰기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일기 쓰기에 부담을 갖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첫 일기 쓰기의 중요 과제다.





<첫 문장 만들어주기>

모든 글은 첫 문장이 중요합니다. 첫 문장에 임팩트가 있거나, 첫 문장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드러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일기 쓰기에서 첫 문장은 마중물 같은 것입니다. 첫 문장을 써야 다음 문장을 쓸 수 있고, 그다음 문장도 쓸 수 있습니다. 아이와 첫 문장을 어떻게 쓸지 상의해보세요. 그리고 옆에서 불러주세요. 아이와 대화를 통해 만든 문장이기 때문에 불러주는 것이 결코 인위적이거나 가식적인 것이 아닙니다. 조금 더 수월하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온.jpg 장점이 많은 나의 멋진 큰 아들^^


keyword
이전 04화내성적이고 수줍음 많은 1학년 여자아이의 일기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