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의 한숨에 흔들린다

by 노콩

다들 겪는 일일 것이다. "○○아 숙제하자~" 또는 "문제집 풀자~"하면 쏟아지는 원성.

그럼 솔직히 마음이 짠하다.

'공부가 뭐라고 이렇게 하기 싫다는데 책상 앞으로 끌고 와야하나. 아직 한창 놀 나이인데,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놀겠어.'

그래서 마음이 약해지지만, 또 이런 마음으로 아이 손목을 잡아끌게 된다.

'무슨 소리야 다른 집 아이들은 다 하고 있는데. 아직 해야할 게 산더미인데. 어릴 때 공부 습관 못 잡으면 평생 고생한댔어.'


그럼 도대체 어떤 게 맞는 걸까? 우리는 왜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아이는 공부를 왜 하는 걸까? 목적성 없이 달릴 때마다 난 마음이 공허하고 자주 허탈해진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답을 찾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 인터넷 서칭를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찾다보니 이런 글이 눈에 띄었다.


"어른들이란 교육에 의해 망쳐진 아이들이 아니던가?"


장 자크 루소의 <에밀>에 나오는 말이라고 했다. 그 말이 너무 멋있어서 책을 샀다. 두께가 어마어마했다. 내용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읽었더니 '루소' 는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은 어떠한 개입도 없이 있는 그대로, 생긴대로 살 때 가장 행복하다. 그러니 교육이니 뭐니 인위적인 거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내버려둬라."


좋은 말이지만 솔직히 동의할 수 없었다. 아이가 받아쓰기 20점을 받아오고, 수학을 절반만 맞혀오고, 국어 문제를 풀면서 "뭔 말인지 모르겠어~"하는데, 난 우리 아이를 그냥 내버려둘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방법, 남한테 물어보기를 해봤다.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좋은 대학에 갔으면 해서, 경쟁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으면 해서, 나중에 자기 밥벌이는 했으면 해서 교육을 시킨다고 답해왔다. 우리 엄마한테도 물어봤다. "너 잘 되라고!" 이게 답이었다.


내가 좀 집요한 건지 모르겠는데 의문이 풀리지 않아서 말꼬리를 잡아보기로 했다. 나 잘 되는 건 뭘까? 밥 벌이를 한다는 거, 경쟁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좋은 대학에 간다는 건 뭔 의미일까. 그러다 <에밀>에서 거론되던 '행복'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책에 방점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행복'아닐까? 행복하자고, 한번 사는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면 있는 그대로 두는 게 맞다, 그런 뜻 아니겠냔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말꼬리를 잡아보자. 그럼 대체 행복이 뭔데? 뭘 어떻게해야 행복한데?


그 대답을 찾는 데는 참 오래 걸렸다. 그리고 이건 사람마다 다르고 어쩌면 우리 아들과 내가 생각하는 행복도 다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원하는 답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은 내 삶의 방식을 토대로 이렇게 답을 내봤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Pixabay) https://pixabay.com/


"극복"


살면서 겪게 될 무수한 난관. 마음에 상처입고, 억울하고, 슬프고, 때론 잔인한 선택을 해야할 수도 있고, 가난할 수도 있고, 고통 스러울 수도 있는 그 기나긴 시간들. 아이가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 순간 꺾여서 나락으로 떨어지지않고 딛고 이겨냈으면 좋겠다. 그게 사람구실하는 거고 인생(人生) 즉 '사람살이'를 잘 해 나가는 것 아닐까?


이렇게 마음 먹은 후에는 아이의 투정에, 아이의 한숨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매일의 과제를 해나가는 일. 그건 성실함을 배우는 것이다. 성실함은 곧 정직함이다. 정직함은 떳떳함이고, 떳떳한 내 자신은 언제나 마음에 들 것이다. 내 스스로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고 인정하게 되면, 타인의 비난이나 주변의 역경에 쉽게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곧 극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고, 아이는 그 속에서 행복을 찾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요즘 하는 것은 아이가 매일의 과제를 해나갈수있게 강도 조절을 하는 것이다. 과목을 줄이기도 하고, 문제 수를 줄이기도 한다. 그리고 "엄마 옆에 있어"라고 하면 옆에 있는다. 아직은 저학년이라 그런지 엄마가 옆에 있는 것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은 아이와 나 사이에 협상이 끊이지 않는다. 뭘 어떻게 줄이고 늘리고 할 건지, 시간은 언제로 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경우 보상은 어떻게 할 건지 매일 대화해야 하는 것은 솔직히 힘들다.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피곤하다. 그래도 방향을 잡고 가는 것이라 허무한 느낌이 들거나 불필요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교육은 길고 긴 마라톤인데, 흔들리지 않고 아이와 함께 완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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