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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Oct 17. 2023

치약노마드 드디어 정착하다

독일 치약에 정착했다

이 글은 읽으시는 분에 따라 광고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적을지 말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지만 좋은 건 나눠 쓰고 더 많이 알려야 한다는 의문의 사명감에 적어본다. 


나는 20대 초반부터 매년 두 번씩 치과에 간다. 치과의 소리와 냄새, 기계가 치아에 닿는 느낌이 싫지만 그보다 더한 고통과 지갑을 사수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몇 년 간 충치는 없지만 몇 개 치아의 잇몸이 내려가서, 당이 많은 음식이나 찬 음식을 먹으면 눈을 질끈 감는 고통을 참아야 했다. 


한국 독일 불문하고 치과에서 말하길 잇몸이 내려간 건 되돌릴 방법이 없고, 그저 더 내려가지 않게 관리해 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타인의 죽을만한 고통보다 내 손톱 밑 가시가 제일 아프다는 말이 있듯, 시린 이 두세 개를 빨리 어떻게든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처음엔 풍문으로 들어본 센소다X을 시리즈별로 사서 써봤는데,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독일에서 처음 갔던 치과에서 손가락만 한 미국제 치약을 추천하여 써봤으나, 가성비가 영 맞지 않고 달달한 게 이가 더 썩을 것 같아 사용을 중단했다. 


그 뒤 서 서 너 차례 이사를 하며 옮겨다닌 독일치과들에서 하나같이 추천했던 치약이 있었다. 바로 엘멕스치약. 엘멕스는 독일치약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제품인데, 얘네도 라인이 다양해서 정보 없이 간다면 치약 매대 앞에서 세상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시린 이를 보완하시려면 고민하지 말고 분홍띠가 있는 "Repair & Prevent"를 사시면 된다. 정가는 5,95유로 (8300원)으로 치약 주제에 몸값이 상당하니, 잘 안 보이면 제일 고가의 엘멕스를 찾으시면 된다. 



나는 엘멕스 자체를 쓴 지 오래돼서, 몇 년 전 '독일 아조나(아요나) 치약'이 한국에 유행할 때도 굳게 엘멕스를 밀었다.ㅎㅎ 그중에서도 눈에 띄게 시린 이를 보완시켜 준 게 이 제품인데, 원래는 손가락에 소량 묻혀서 시린 이와 잇몸 사이를 1분간 마사지하라고 안내되어 있으나, 일반 치약처럼 써도 무방하다. 나는 하루에 한 번, 양치 후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저녁에 쓰고 있고 실제로 많이 나아졌다. 부모님께 별 말없이 선물해드렸는데 좋다고 하시며 이젠 한국 갈 때마다 부탁하신다. 


아마존에 유일하게 정기구독을 해놓은 물건이기도 하다. 

 


플라시보효과인가 싶어, 치과의사들 채널 및 정보를 검색해 보니 충치가 잘 생기는 치아에는 불소 성분 1000ppm이상이 알맞다고 한다. 이 제품은 1450ppm으로 다소 높은 편이라 충치예방효과가 뛰어난 것 같다. 


한국은 2014년 의약외품 품목규정이 개정되며 1500ppm 불소함유 치약 출시가 가능해졌는데 (치의신보 기사) 2019-20년이 되어서야 실제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보인다. 1350-1450ppm 제품들은 이미 유럽이나 호주, 미국 등에서 사용된 지 오래이고 불소사용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니, 믿고 써도 될 것 같다. 


의사는 아니지만 수년의 사용경험으로 자신 있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넘버 원 독일물건이다. 


아, 엄밀히 말하면 엘멕스는 스위스 GABA사의 제품이니 스위스 물건이다 (제조는 폴란드). 그렇지만 스위스보다 독일이 훨씬 저렴하니 독일 오시면 하나씩 쟁여가시길. 



제목 사진출처: pixabay

본문 사진출처: Amazon, 엘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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