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직장에서는 종종 공휴일에 정상근무를 하는 동료를 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팀인데도 누구는 쉬고 누구는 일한다. 공휴일이란 건 '독일 국가지정 휴일'인데 어째서 다른 걸까. 그 이유는 동료와 나의 근로계약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경우 십중팔구는 동료와 나의 근로계약서가 다른 주에 근거하여 쓰인 것이다. 예를 들어 동료의 계약서는 바이에른 기준이고, 내 계약서는 헤센 기준이라면 동료가 나보다 공휴일이 많다.
2023년 기준, 독일 16개 연방주 중 공휴일이 가장 많은 주는 바이에른을 포함한 3개 주이고, 공휴일이 가장 적은 곳은 7개 주이다. 한국회사와 한국교민들이 가장 많은 헤센주도 여기에 포함된다. 많은 한국인들이 독일까지 와서도 가장 근무를 많이 하는 그룹에 속해있는 것이다.
회사 내 같은 팀이라도 각자의 거주지에 따라 계약서가 달리 쓰일 수 있다. 특히 계약서에 언급된 근무형태가 홈오피스라면, 사무실 주소와 상관없이 거주지가 있는 주의 공휴일을 따르게 된다. 하이브리드로 홈오피스와 출퇴근을 함께 한다면 선택할 수 있다 (모든 회사가 선택 가능한 건 아니다). 나는 홈오피스 베이스지만, 계약서에는 하이브리드 근무형식으로 언급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고, 동료들과 날짜조정이 쉽도록 사무실이 있는 주의 공휴일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팬데믹 이후 홈오피스 근무자가 급증하면서 더 일반화되었다.
그래서 종종 같은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쉬는데 나는 근무해야 할 때도 있고, 반대인 날도 있다. 남편의 경우 다른 국가의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당연한 말이겠지만 휴무일도 그 나라를 따른다. 같은 집안에서 두 사람의 법정 공휴일이 다른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제목 사진출처: Unsplash의Towfiqu barbhu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