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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Nov 04. 2023

함께 일하기 힘든 세 가지 동료유형

독일회사도 빌런은 있다

세상 어디에나, 어느 조직에나 빌런은 있다.

만약 아무리 봐도 우리 조직에 빌런이 없다면 내가 빌런일 확률이 높다. 




독일회사(독일 내 한국회사 아닌 현지기업)에서 일하며 '같이 일하기 참 힘들다'라고 생각했던 세 종류의 동료들을 모아봤다.


# 유형 1. 연락이 안 되는 사람

홈오피스가 대중화되며 온라인상의 소통이 매우 중요해졌다. 근무시간에 책상에 앉아있다는 말은 곧 '온라인 상태'라는 뜻이다. 많은 독일회사에서 사용하는 MS Teams는 온라인 상태를 초록색으로 보여준다. 3분 이상 활동이 없으면 노란색 'away'로 바뀐다.


분명 상태가 초록색인데 연락이 안 되는 동료가 있었다. 심지어 바쁨 상태인 busy나 In a Call로 바뀌기도 했다는 건 컴퓨터 앞에 있다는 뜻인데 아무리 메시지를 보내도, 메일을 보내도, 심지어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그 업무에 대해 아는 게 그 직원뿐이었기에 다른 동료한테 물어보면 다시 그 동료에게 포워딩을 해줘서 일이 진척되지 않았다. 정말 괴로웠다. 


결국은 CC에 우리 팀 매니저와 그의 매니저까지 넣어 메일을 쓰니 그제야 답이 왔다. 아무리 우선순위가 있다고 해도 일주일 넘게 답하지 않는 건 함께 일하는 동료를 무시하거나,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 유형 2. 일과 연관 없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

관청 서류를 처리할 일이 있어서 급하게 임원분들의 신분증이 필요했다. 담당 어시스턴트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한 시간 이내로 서류가 모아졌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의 동료가 달라는 신분증은 주지 않고 내 말의 마지막 문장 동사를 지적하며 수정했다. 만약 동사가 달라서 의미가 달라졌다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문법도 문제없고 의미도 같은 말을 굳이 지적해서 일을 지체시킬 필요는 없다. 여기는 일하는 회사지 어학원이 아니다. 논점을 벗어난 일에 집착하여 정작 중요한 일의 진행을 방해하는 사람과는 정말 일하기 어렵다. 


# 유형 3. 근무시간이 제멋대로인 사람

회사에 따라 '코어 근무시간' 혹은 '협업시간'을 지정해 둔 곳이 있다. 우리 팀은 업무 특성상 의무 협업시간은 없다. 그렇다 치더라도 그게 '하고 싶을 때 아무 때나 일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은 9시, 내일은 11시, 그리고 갑자기 오후 4시에 말도 없이 사라지면 같이 일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팔로업 할 수도 없게 해놓고 사라진다. 심지어 자신이 초대한 미팅에도 늦거나 안오니, 매번 팀장은 나한테 그 동료 어디 갔냐고 물어보는데 실드 쳐주기도 민망하다. 동료에게 직접 이유를 물으면 그저 '개인적 사정' 혹은 '깜빡했다'란 말만 돌아왔다. 결국 나는 팀장에게 그와 나의 업무를 완전히 분리 해달라고 했다.




2번 유형은 그냥 무시하면 되지만, 1번과 3번은 진지하게 매니저에게 말해야되나 고민했었다. 하지만 결국 하지 않았다. 내 일 할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그런 식으로 일하면 어차피 본인한테 손해인데 굳이 내 시간을 들여 말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무리 사무실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해도 업무평가를 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을 평가하는 동료들은 이미 알고있다.



제목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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