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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클로이 Jun 30. 2020

퇴사가 도망이 되지 않기 위해 #2

프리랜서냐 창업이냐.


계속해서 일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쓸 수 있는 삶. 


그 때 내 머릿속에든 생각은 두 가지였다. 퇴사 후 프리랜서가 되거나 창업을 하는 것. 스물다섯에 카페를 망해본 경험이 있는 내게 창업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두려운 존재였다. 


자칫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큰 위험이 있는 일. 나 혼자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도 같이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일. 단숨에 머릿속에서 창업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렸다.      



“퇴사 후 프리랜서 마케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을 질문할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회사생활 4년차, 나는 정말 회사 내부의 사람들만 만나고 다녔구나. 내가 몸담은 이 분야에 나를 이끌어줄 선배 하나 없구나. 그래서 온라인에 이 질문을 올렸다. 네이버 지식인에도 올리고 마케터들의 놀이터인 ‘아이보스’라는 웹사이트에도 글을 올렸다.      




“영업력이 있으면 나와서 뭐든 할 수 있지만 영업력이 없으면 안 돼요. 나와서 망합니다. 내가 몸담은 분야에서 나를 믿고 써줄 사람들이 생길 때까지는 회사에 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내가 원한 답이 아니었다. 내가 원한 답은 4년 정도 이 분야에서 일을 했으니 회사 바깥에서 어떠어떠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수입은 어느 정도 될 거라고 명확하게 제시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답변을 해준 사람의 말은 아주 정확했다. 


보석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아무도 써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더더욱 불안했던 것은 과연 나에게 ‘보석 같은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확신조차 없었다는 거였다.    

 

사실 나는 두려웠다. 업무가 끝나고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과연 우리가 일한 만큼의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에 대해 종종 불만을 토로했으면서도 회사의 타이틀이 아닌 나의 실력과 능력만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은 그 확신을 누가 주는지, 어떻게 하면 그러한 확신을 받을 수 있는지도 잘 몰랐다.      


그 시점에는 사실 잠이 잘 안 왔다.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해졌는데 방법을 몰랐다. 


매일 밤마다 온라인 세상을 탐색했다. 퇴사, 프리랜서, 마케터, 콘텐츠 제작...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단어들을 검색하고 회사 밖에서 자신의 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내 인생을 바꾸는 어떤 단어를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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