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작가K Dec 24. 2022

다시는 영끌안할게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피 마르는 잔금전쟁 치르기

5천만 원이 더 불어난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시간은 하루하루 다가왔다.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내 일을 하는 것뿐이다.  아침마다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나마 멘탈마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곳에서 나는 이른 아침 명상을 하고 책을 보았다. 그리고 장이 열리면 주식을 했다. 내가 지금 돈을 마련하는 길은 주식밖에 없었다. 그나마 주식에 5천만 원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2배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처음 주식을 배워 400만 원으로 5000만 원을 벌었다. 전형적인 초심자의 행운이었다. 하지만 난 이 행운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재능은 있었는지 다시 불리고 깡통차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쓰라린 몇 년의 세월 동안 나는 어떻게 하면 주식을 잘할 수 있을까를 매번 고민했다. 조급한 마음에 벌 때는 잘 벌었으나 한 번씩 큰 손실이 났다. 하지만 그렇게 몇년이 지나니  하루에 30만 원~50만 원 정도는 항상 수익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3년간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나는 전역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그렇게 잘하던 단타도 급해지고 쫓기는 상황이 되니 잘되지 않았다. 멘털이 흔들리고 불안정해서였다. 더 늘어나야 할 주식의 잔고는 계속 줄어만 갔다.



나는 유독 쫓기는 상황이 되면 불안감이 더욱 증폭이 된다. 그렇게  피 마른 상황이 계속되었다. 잠을 잘 수도 없었고 자다 깨서 걱정이 되어 물을 마시러 갔다. 그리고 주저앉아 울었다. 그러다 다시 다독이면서 잘될 거야~ 다시 걱정을 하다 울다 웃다 파이팅을 외치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조울증 같았다. 함께 피말라가던 남편도 말은 못하고 속만 썩어갔다.



'욕심인거야.. 사람은 욕심부리면 안되는데....한번만 살려주세요. 다시는 욕심안부릴게요. 다시는 영끌 안할게요'


내가 그리 고해성사를 했건만, 변한건 없었다. 나는 크리스마스에도 기적을 내심 바랬고 한 해를 마무리 짓는 그 시점도 기적을 바랐다. 하지만 기적은 바로 내가 이런 상황에도 눈뜨고 살아있는 게 기적이었다. 무심하게 지나가버린 작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새해를 맞이했다. 간절했다. 그래도 넋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날도 도서관에 갔다.



 그때였다.  갑자기 나의 보험들이 생각났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당시 매달 40만 원씩 연금보험을 들어 논게 있었다. 몇 년전부터  40만 원씩 넣은 게 확인해보니 2천만 원이 넘었다. 깨지 않고 담보대출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전의 보험들을 다 확인해 보았다. 보험금을 대출로 3천만 원 정도를 가져올 수 있었다. 갑자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1월의 행운이었을까?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가 만들어야 하는 돈의 액수가 줄어드니  시장은 나에게 기회를 주었다. 움직이지 않던 주가가 슬슬 움직이면서 기존에 사놓은 주식이 수익권으로 변했다. 단타도 운이 따라주었다.



 그렇게 1월 말, 나는  모든 주식을 다 처분하고 잔금을 치렀다. 통장잔고도 주식계좌도 0이 되었다. 그렇게 정말 모든 것을 다 끌어모은 영끌한 '무늬만 건물주'가 탄생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