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운동할 때 가장 고통스런 것은 무릎 통증이었다. 아무리 훈련해도 왼쪽은 이상이 없었는데 오른쪽 무릎은 운동하는 내내 고질적인 병이었다. 조금 더 정확한 부위는 오른쪽 무릎 중에서도 무릎 뚜껑(?) 아래 오른쪽(바깥)이었다. 걷지 못하는 통증이었다면 운동을 접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은근한 통증이었지만 거의 24시간 이어졌다. 가끔 주먹으로 무릎 오른쪽을 두드리거나 힘을 다해 꾹꾹 눌러주면 통증이 완화되시도 했었다.
그때의 마음은 무릎 통증만 없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운동을 접은 후 통증도 완전히 사라졌다. 완벽한 치유였다. 사실 통증이 사라진 것도 모르고 있었다. 어느날 통증 없이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을 뿐이다. 어? 무릎이 안 아프네? 불현듯 든 생각.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거의 10개월이 지났다. 현재의 운동 강도와 기량은 예전에 비하면 한참 부적한 상태다. 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무릎 통증은 시작되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 2주 전, 속도에 욕심을 내면서 똑같은 자리에 통증이 찾아왔다. 그래봐야 대략 5분 30초 주였다. 이전 훈련은 대략 6분 초반대.
다행히 통증이 지속적이지는 않았다. 훈련량이 많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예전 같은 통증이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다. 무릎 통증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지난 주, 러닝화를 검색하다가 미드풋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착지 때 뒷굼치가 아니라 앞굼치로 착지하란 이야기다. 그래야 무릎에 무리가 적다는 이론이다. 물론 착지 이후 발을 밀어낼 때 굽어지는 발의 각도도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속도가 현저히 낮은 나에겐 그 문제는 차후 이야기다.
지난 홍성 O2 대회에서 처음으로 미드풋을 시도했다. 제대로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았지만 미드풋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는 있었기에 착지 자세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대회였고 난 지쳐 있었다. 그러니 제대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저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상황이었으니까.
오늘 본의 아니가 고한 전지훈련을 하게 되었다. 정선군 취재 때문에 어제 저녁 고한에서 숙박했다. 아침에 대략 10km를 달렸다. 평지가 없는 도시라 스피드를 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미드풋에 유의하며 뛰었다. 아무 생각 없이 뛸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앞꿈치가 바닥에 닿는 느낌을 유지하며 달렸다.
코스 전반이 언덕 구간이라 평속은 크게 의미는 없었지만 몸이 매우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릎 통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볍다는 생각은 여전했다. 사실 속도도 많이 좋아진 편이다. 상당한 언덕로 이뤄진 코스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난 기록도 아니었다. 5분 59초 주. 6분에 가깝지만 그래도 흡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