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면 가장 그리울 거야
제주에 살며 차로 원하는 제주의 풍경을 찾아 떠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날씨와 영업, 건강 등의 이유로 제주를 많이 둘러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그래도 제주도민이 혀를 내두를 만큼 잘 놀았으니 제주에서 인상 깊게 남았던 장소들을 공유해볼까 한다.
제주를 떠난다면 가장 아쉬운 곳은 우도가 될 것 같다. 우도에서의 1박은 정말 환상적이어서 그 뒤로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우도 1박 여행을 추천하곤 한다. 날씨 운이 따른다면 제주의 가장 좋은 풍경만을 모은 것 같은 우도를 꼭 다녀오면 좋겠다.
배로 드나드는 관광객이 모두 빠지는 오후 6시가 되면, 내가 섬에 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는다. 고작 제주도와 배로 10분 거리일 뿐인데도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 놓여있는 나 자신이 생경하다. 제주도도 섬이지만, 우도에서는 육안으로 육지가 보여서 그런지 내가 섬에 있다는 실감이 난다.
우도봉에 올라 일출을 보고 우도를 내려다보았을 때의 상쾌함은 잊을 수 없다. 태풍전야로 하늘 가득한 별이나 새파란 에메랄드 빛 해변은 보지 못했지만 우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웠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서빈백사에 스노클링 마스크를 들고 가서 해수욕을 하는 걸 추천한다. 발아래에 펼쳐진 마법 같은 풍경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두 번째로 물빛이 너무 아름다웠던 판포포구. 여름에 온다면 청년회에서 구명조끼나 패들보드도 빌려 이 환상적인 물빛을 즐길 수 있다. 스노클링 장비가 있다면 발 밑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수심이 깊어서 위험할 수 있으니 꼭 구명조끼를 입고 놀아야 한다.
날씨에 따라 물빛은 달라진다. 그래도 충분히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재미있는 곳이다. 근처 호텔이나 카페에서 유료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판포포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금능 해수욕장도 내가 사랑하는 곳이다. 바위틈을 잘 살펴보면 물고기들도 발견할 수 있다. 소라게와 작은 물고기, 게와 새우들을 발견할 수 있는 아이들의 천국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오르고 싶은 용눈이 오름. 오르기도 완만하며 어렵지 않고 용눈이 오름 위에서 보는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과 이어지는 오름들의 풍경은 그림 같다.
뱀이 똬리 튼 것 같은 아름다운 오름은 사진으로 찍으면 내 뒤를 따라 올라오는 사람들마저 작품처럼 보이게 한다.
성산일출봉은 날씨에 따라 그 풍경이 꽤나 달라질 것 같지만, 왜 일출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주변의 지형보다 훨씬 높다. 올라갈 때는 너무 힘들지만 푸르른 분지를 내려다보면 달의 뒷면을 본 것과 같은 만족감이 가슴속 가득 들어찬다. 내려오는 풍경이 훨씬 멋있다 보니 올라갔을 때의 괴로움은 내려오며 잊힌다.
그저 아래에서만 바라봤다면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상상조차 못 했겠지.
눈이 왔을 때, 무료 눈썰매장으로 변신하는 마방목지. 처음에는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몰라서 헤맸지만, 썰매 대여와 함께 군것질도 판매하는 트럭 옆에서 울타리를 넘어가는 간이 계단을 발견할 수 있다.
좋은 코스를 찾아서 스스로 썰매를 끌고 올라가 타야 한다는 점이 조금 까다롭지만 자연이 만든 눈썰매장을 만끽하는 즐거움도 새로웠다. 썰매 대여를 해주시는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1인용 썰매보다 2인용 썰매가 더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소개한 곳 외에도 다양한 풍경과 멋진 곳들이 많았지만, 제주를 떠난다면 너무 그리울 곳이 될 것 같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을까. 날씨가 좋은 날 무작정 액셀을 밟고 달려갔던 나의 보석같은 장소들이 변치않고 제주에서 나를 기다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