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보다 현실 뜯어먹기_그런 낭만주의자
내년 2월 22일이면, 지금 살고 있는 원룸과 가게의 계약이 끝이 난다. 2019년 제주에서 홀로 빵치는 자영업자라는 무거운 짐은 이제 내려놓기로 마음 먹었다. 아픈 동안 없는 돈과 낡은 마티즈 하나로 때때로 제주를 돌아다니며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들을 채워놓고나니 차곡차곡 내가 벌인 일들을 마무리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일도, 울고 싶고 한없이 우울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있으니까. 그리고 좋았던 시간도 너무 많았으니까 후회하진않는다. 언젠가 제주에 살게 될 누군가에게, 혹은 제주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는 당신에게 나는 내 제주살이의 고단함과 기쁨을 함께 조근조근 이야기한 것이 잘 전달되었다면 기쁠 것 같다.
제주가 나를 찾아줬다
나보다 성공적으로 자아찾기에 성공하신 분들도 많다. 나는 성과적으로는 사업에 실패했다. 제주도에 내려와서 나라는 사람은 타인에게 심적으로 의지했었고, 힘들게 떼어낸 순간 멘탈은 깨졌으며, 깨진 멘탈을 치료하기위해서 따스한 말과 여유로운 시간을 나에게 줘야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착한 사람 컴플렉스를 벗어났으며, 나를 그동안 괴롭게 만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다. 나를 알게 되니 내 취향을 알게 되었다. 제주에 오지 않았다면 여전히 나는 서울에서 '네'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내뱉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겠지. 나를 채웠던 것들을 버리고 다시 채워간다는 건 힘들지만 보람찬 일이다.
제주도에 오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조금 덜 힘들고 더 평온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껍질이 깨져야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처럼 답답했던 부분을 버린 내가 참 소중하다.
내년 2월 22일 이후에 새로운 2막이 올라간다. 부디 더 단단해진 나로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