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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rdoc Dec 12. 2016

Singing with Angry Bird

2016 IDFA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은 한국 다큐멘터리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영화가 시종일관 재밌기란 쉽지 않다.


민감하고 심각한 이슈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 다큐멘터리 영화에게 재밌으면서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까지 담으라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그 두 가지를 조화롭게 잡아낸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면 어떨까.



IDFA 2016의 월드 프리미어 부문으로 상영된 'Singing with Angry Bird'는 지혜원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이다.


인도 빈민촌에서 '바나나 합창단'을 일궈낸 전직 오페라 가수인 김재창 씨와 같이 노래하는 인도 어린이, 그리고 그 아이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은 IDFA 2016의 12시간 다큐멘터리 마라톤 상영인 'Docs around the Clock'이벤트에서였다.


총 7편의 상영작 중 초반 'Nowhere to Hide'와 'Return', 'Prison Sisters' 등 끔찍한 현실의 중동 국가와 난민들의 현실들을 다룬 3편의 영화들이 연속으로 상영된 다음 차례였다.


다소 무겁게 가라앉은 관객석의 분위기를 이 영화는 단숨에 반전시켰다.


영화의 주 캐릭터인 김재창 씨가 인도 어린이들과 자신만의 방법으로 호흡하며 노래를 가르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가슴 한 켠을 훈훈하게 덥히기도 했다.


영화 내내 관객들은 편안히 웃고 즐기며 감상했고, 7편의 연속 상영 중에 가장 열띤 관객 반응을 불러낸 영화라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좋은 재료를 훌륭하게 요리한 영화


이 다큐멘터리의 주 캐릭터인 김재창 씨는 훌륭한 재료로 보인다. 독특한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를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좋은 재료를 뛰어난 맛으로 요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캐릭터는 영화를 살리는 부분적인 요소로는 가능할 수 있어도 영화 전체를 완성하는 건 기획, 촬영, 편집까지 모두 제작자의 손길이 꼼꼼하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캐릭터의 맛을 놓치지 않고 잘 살려내 관객들이 어느 순간도 놓치지 않고 영화를 따라가게 만든 이 영화는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란 장르의 팬으로서 내가 보는 것과 다른 이에게 추천하는 것은 다르다.


이 장르에 익숙해진 내가 보는 경우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볼 수 있지만, 다큐멘터리란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주위 사람에게 추천하는 건 '지루하더라'란 핀잔이 뒤따르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의 숨은 매력도 좋지만, 좀 더 자극적인 내러티브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떤 다큐멘터리 영화는 다소 건조하거나 '덜 달'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Singing with Angry Bird'는 누구에게나 편하게 추천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의 이야기 흐름과 캐릭터에 반할 수 있는, 매력이 충분한 영화는 추천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아니 추천하고 싶게 한다.


IDFA 2016에서 관객 평가 9.11점으로 전체에서 4위를 차지한 것도 또 하나의 논거가 될 수 있겠다.



국내 다큐멘터리 관객들이 어서 볼 수 있길


상업영화에 비해 다큐멘터리 영화를 실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EBS의 DBOX나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커버하진 못한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계에서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는 재미있는 작품이 나온 것을 기뻐하며, 빠른 시일 내에 여러 경로로 사람들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Singing with Angry Bird' 트레일러

https://youtu.be/B1ePK6ID-KQ


관람 이후 'Singing with Angry Bird'에서 인도 어린이 합창단을 가르치는 김재창이란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약간의 검색을 해보니 오페라 가수 출신의 음악인이었다. 인도의 '바나나 합창단' 이전에도 케냐에서 '지라니 합창단'을 운영한 이야기가 검색된다. 김재창 씨가 쓴 합창단 이야기를 담은 책 또한 출판되어 있다.

기적을 노래하는 천사들 / 저자 김재창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745776

김재창 인물 정보
http://www.playdb.co.kr/artistdb/detail.asp?ManNo=16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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