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하이커 뉴스레터 #30
지난 5월 1일부터 5일은 중국의 노동절 연휴였습니다. 올해는 폭발적인 보복소비가 국내여행으로 몰리면서, 무려 2억 명이 중국 내에서 이동을 했는데요. 여행 서비스 뤼마마(lvmama)에 따르면, 이번 연휴 TOP 5 인기 여행지는 하이난, 계림, 샤먼, 베이징, 장가계 순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휴에 중국 2030 젊은 세대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곳은 이들 여행지가 아닙니다.
바로, 장가계가 위치한 후난성의 수도 '창사(Changsha)'입니다.
팟캐스트 <오늘의 중국>은 이번 연휴에서 창사의 높은 인기를 소개하면서, 베이징 ~ 창사까지 20시간이 걸리는 보통 열차표가 모두 매진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창사의 호텔 예약 검색량이 베이징에 이어 무려 2위였다고 하네요. 창사에는 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중국 전역의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요?
제가 취재하고 분석해본 창사의 인기에는, 두 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습니다.
✔️히치하이커's point 1. '2030은 관광이 아니라 경험을 '획득'하기 위해 여행을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지난 4월 기사에 등장한 밀크티 회사 차옌위에써의 본고장이 창사입니다. 알리바바 CEO인 마윈의 투자 등으로 우한과 선전에 진출했는데요. 수 만 명이 8~9시간을 줄서야 할 만큼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요. 이런 인기의 원조격 매장들이 창사에 있으니, 2030이 가보고 싶은 건 당연하겠죠?
하지만 2030은 아무 경험이나 획득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차옌위에써는 모든 매장의 인테리어를 다르게 만들고, '도장깨기'로 모든 컵을 모으고 싶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컵의 디자인에는 중국이 그토록 원하는 애국심이 깔려 있습니다. 이 밀크티의 리뷰에 수시로 등장하는 문구가 '대만 밀크티보다 훌륭하다'는 평인데요. 자, 이게 무슨 말인지 좀더 알아볼까요?
✔️히치하이커's point 2. 경험을 팔고 싶다면, 스토리가 필수라는 것입니다.
2019년부터 중국은 공산당 혁명 테마의 애국 여행을 장려하는 '레드 투어리즘'에 4조원을 투자했습니다. 이번 연휴에 레드 투어리즘은 제대로 먹혔습니다. 레드 투어리즘 관광지에 방문한 주요 소비자는 Z세대로 약 40%, 밀레니얼까지 합하면 무려 89%거든요. 이 레드 투어리즘의 핵심 여행지인 '마오쩌둥의 레지던스'가 창사에 있습니다.
중국의 정치적인 의도보다, 무엇이 여행자를 부르는 지를 봐야 합니다. 창사에서 '대만 섬을 바라보고 있는' 마오쩌둥 동상이나 '대만보다 맛있는 밀크티'와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2030의 행동은, 자신의 신념이나 의지를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창사의 인기를 분석해보면, 기존 관광의 틀 내에서 여행 소비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지역 관광은 MZ세대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어필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그러나 인위적인 SNS 지자체 관광 홍보단과 관광 UCC 대회는, 결과물 콘텐츠가 젊은 층에 바이럴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광'이나 '명소'에 초점을 맞추면, 지역 관광 발전은 애초에 풀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UCC 영상 공모전, 관광 홍보에 진짜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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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7일에 서울관광플라자라는 기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제 브런치의 MZ세대, 국내여행에서 어떤 경험을 원할까? 글을 도용해 카드뉴스를 만들어 게재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제 글 말고도 여러 유명 블로그와 벤처스퀘어 기사를 도용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후속조치를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여, 직접 저작권 신고를 통해 콘텐츠를 삭제했습니다. 재발 시 해당 계정 삭제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와 브런치를 유관기관에서도 많이 구독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콘텐츠 사용에 대한 내부 교육이나 지침이 강화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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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영 | nonie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인스타그램 @non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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