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영 nonie Aug 18. 2016

호텔여행자에게, 묻다

그녀가 전 세계 100개 호텔을 여행한 이유

3년간 전 세계 70개 호텔을 탐험하다, 그 후 를 쓴 지, 딱 6개월이 지났다. 그 이후에도 나의 호텔여행은 계속 되어, 얼마 전 아시아의 13개 호텔을 다녀왔다. 올 가을 예정된 호텔까지 합치면 1백 여 곳의 럭셔리/부티크 호텔을 4년만에 경험한 셈이 된다. 한국에서는 강의를 주로 하지만, 외국에서 난, 호텔여행자로 통한다. 


그러다 보니 강단에 설 때마다 많은 이들이 호텔여행에 대해 묻는다. 어떻게 호텔을 여행할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왜 '호텔'인지, 앞으로 뭘 할 것인지 궁금해한다. 그래서 인터뷰 형식으로 편안하게 호텔여행자로서의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네덜란드의 남부, 마스트리히트에 숨어있는 젠덴 디자인 호텔. 네덜란드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정수를 엿볼 수 있다. 


Q: 어떻게 호텔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A: 저의 호텔여행은 우연하게 시작되었습니다. 6년 전, 황금연휴에 맞춰 네덜란드 자유여행을 계획하다가, 유난히 독특한 호텔이 많다는 것을 알고 커다란 흥미를 느꼈어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 한국엔 부티크/디자인 호텔의 개념이 없을 때였지요. 당시 한국에선 호텔 문화에 대한 인식도 전무했어요. 대부분의 해외여행자가 게스트하우스나 비즈니스 호텔 등, 숙소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여행을 최고로 여기던 시절이었지요. 


독특한 로컬 호텔을 주제로 네덜란드 전역을 돌아보는 테마 여행을 기획했어요. 암스테르담부터 마스트리히트까지 이르는 네덜란드 전역의 호텔을 돌아보면서,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어요. 호텔이 곧 여행산업의 핵심이 될 것임을 직감했지요. 그 후 전 세계에 숨어있는 유니크한 호텔을 두루 탐방하기로 결심했어요. 



시카고 호텔 여행 중에 머무른 버진 호텔. 객실에 드립 커피 풀 세트가 갖춰져 있는 매력적인 호텔이다.


Q. 호텔은 비싸지 않나? 현실적으로 직장인이 호텔만 다니는 건 쉽지 않았을텐데? 

호텔이라는 주제로 여행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일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강의를 하지만, 해외에서는 현지 호텔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직장생활 8년간 하던 일이 마케팅/홍보였고 취재여행 경험이 많은 전직 여행기자 출신이다 보니, 글로벌 호텔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현재의 업으로 삼아 독립하게 된 것은 저에겐 자연스러운 순서였어요. 사전에 협의된 프로젝트나 초청의 경우 협찬도 있지만, 숨겨진 로컬 호텔이나 소규모 호텔은 대부분 제 예산으로 다녀옵니다. 


특히 저는 글이 아닌 말로 일하는 직업이라, 머릿 속에 바로 끄집어내서 쓸 수 있는 많은 것이 들어있어야 하죠. 여행서 집필의 경우, 사전에 자신의 콘텐츠(글)를 보완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하지만 강의는 달라요. 여행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즉각적으로 흥미롭게 전달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남과 다른 경험에 많이 투자하는 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요.   



샹그릴라 시드니.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가 모두 보이는 코너 룸에서.


Q. 호텔여행자는 국내에선 흔한 개념이 아니다. 혹시 롤모델이 있나?

사실 호텔 테마의 세계여행은 큰 예산과 투자가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보통 여행사에서도 지역 별로 팀을 나눠서 호텔을 인스펙션(시설을 돌아보는 것)하고, 비용 관계로 숙박을 모두 해볼 수는 없어요. 당연히 한 명의 개인이 호텔 총지배인부터 서비스 직원까지 두루 만나며 깊이있는 호텔여행을 경험하는 건, 호텔 문화가 아직 성장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전례가 없는 케이스입니다. 


놀랍게도 외국에는 호텔을 단순히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호텔학에서 벗어나, 소비자 입장에서 호텔을 깊게 체험하고 저널리즘으로 접근하는 전문가가 많더라고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호텔 브랜드 스토리'의 저자, 테라다 나오코가 대표적이지요. 20년간 무려 3천 개 호텔을 다녀온, 일본의 전설적인 여행 저널리스트입니다. 국내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문가도 많은데, 기회가 되면 저의 롤모델들을 차차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베를린의 부티크호텔 문화를 선도한, 미셸베르거 호텔. 로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Q. 지금까지의 호텔여행 중 기억에 남는 호텔은?

아무래도 제가 호텔여행을 시작한 계기가 된, 두 호텔을 먼저 꼽아야 할 것 같아요. 네덜란드의 호텔 시티즌 엠, 그리고 베를린의 미셸베르거 호텔입니다. 브런치에 자세히 소개했어요.

모험과 창조를 두려워하지 않는, 베를린의 호텔

자판기에서 카드키가? 호텔의 미래를 체험하다



Q. 호텔여행,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지난 4년간 오직 '호텔'이라는 테마로 전 세계를 다녔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한 대부분의 호텔이 한국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묵고 소개하는 경우도 많아서, 블로그나 강의에서도 문의가 너무나 많은데요. 사실상 일일이 답을 드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현재 강의 중인 아카데미와 협력하여, 개별 코칭(여행 설계)을 시작합니다. 오직 세상에서 하나뿐인 여행을 디자인하고 싶은 분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고요. 또한 이 컨설팅은 여기저기 알리지 않고, 정말 필요한 분만을 대상으로 조용히 진행하려 합니다. 제가 아끼는, 전 세계의 아름다운 소형 호텔이 관광객으로 점령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련 글은 여기. 


2년 전 TBS eFM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 I don't know exactly what's going to come'이라고 제가 답했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이뤄야 할 목표가 좀더 뚜렷해진 것 같아요. 

좀더 많은 분들과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법'을 나누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여행과 함께 찾는 날이 올 때까지 달려가는 것. 이제 다시 강의장으로 이동할 시간이니, 오늘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할께요.:)  


지금까지 nonie가 여행한 호텔이 어딘지 궁금하다면?




Who is nonie?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과 공공기관, 직장인 아카데미에 여행영어 및 스마트 여행법 출강으로, 휴일도 없이 싸돌아 다닙니다. 호텔 컬럼니스트. 연간 60일 이상 세계 최고의 호텔을 여행하고, 함께 일도 합니다.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강의/방송/세미나 요청은 강사 소개 홈페이지 에서 문의해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