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삶이황천길 - 「사랑의 형태」(54매)
삶에서 부모자식 인연이 끊어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허무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강동에서 인천 남동공단까지 4년을 오가며 모은 월급, 부모님이 관리해준다고 하기에 통장을 맡겼는데 그것이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 토익학원비, 용돈으로 쓰였다는 것을 일을 그만두고서야 알아버린 것이다. 인터넷에 구구절절 눈물 뚝뚝 흘리면서 글을 썼는데, 바보 같은 짓이라는 다섯 글자를 15줄로 늘여 쓴 냉소적인 댓글 보고 정신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