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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dow Apr 21. 2021

인재 밀도가 높은 회사에 다닌다는 것

이직의 조건 #1

최근에 본 책 <규칙없음(No rules rules)>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추구하는 것이 3가지 있다고 한다.


1.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2. 솔직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라

3. 통제와 규율을 제거하


이 중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인재 밀도(Talent Density)를 높이는 것이다. 인재 밀도를 높이면 일의 능률이 오르고 서로에게 영감을 받으며 함께 같은 목표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재 밀도가 일의 능률을 높이고 구성원이 다 함께 일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에 공감했다. 나 또한 브레인들만 모이는 곳으로 소문난 인재 밀도가 높은 A에서의 근무 경험이 있다. 당시 A는 서울대나 KAIST 출신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채용하는 곳이었는데, 서울대도, KAIST도 아닌 대학 출신의 내가 이 안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열등감은 기본, 눈치는 필수였다.


학벌 콤플렉스가 있던 내게도 A는 멋진 직장이었다. 일 잘하는 선배들이 포진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프라이드는 매우 컸다. 게다가 신입사원이다 보니 이것저것 물어봐도 창피함은 덜 했다. 질문을 하면 멋지게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선배들이 있었기에 선배들 뒤꽁무니만 쫓아다녀도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조직의 물을 흐리지 않기 위해, A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때로는 백조처럼 아등바등, 때로는 뱁새가 황새를 쫓 듯 애썼다. 그 시절의 그런 과정이 지금의 업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의 A를 바라보고 있자니 A는 너무 늙었다. 이제 더 이상 A는 인재 밀도가 높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조직의 익숙함에 10년이 넘도록 A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제 그들을 '인재'라고 부르기엔 먼지 쌓인 낡은 느낌이 더 강하다.   




그렇다면 A의 인재 밀도는 왜 낮아졌을까?

 

최고의 대우를 하지 않았다. 잘 나가는 A의 인재들은 더 높은 수준의 연봉에 더 나은 복지를 제공하는 다른 곳으로 모두 떠나갔다. 그들이 떠나갈수록 인재 밀도는 낮아졌다. 새롭게 채용되는 인력들은 인재라고 할 수 없는 일반 취준생이다.   


솔직한 문화가 사라졌다. A 사람들은 앞으로 드러내 놓고 무언가를 논의하지 않는다. 또 상사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 한 때는 할 말은 했던 유연했던 조직의 모습이 있었는데, 지금은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강하다. 그들이 솔직하지 못한 이유는 인재가 아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는 거다.  


통제가 더 많아졌다. A는 과거 독립적 개체의 모습에서 지금은 일개 부서 수준으로 규모가 줄었다. 회사는 온갖 규율과 기준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며 그것을 A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 A는 스스로가 더 낫다는 것을 입증이나 하려는 듯, 회사 규정 위에 더 강한 규정을 만들어 구성원들을 압박한다.




다시 A로 가고 싶을까?


나는 No라고 말한다. 가장 우선적인 이유는 인재 밀도 때문이다. 이제 나는 업무를 리딩해야 하는 선배인데, 그러기에 나 스스로가 예전에 따랐던 '인재'가 아니다. 또한 A의 구성원들 역시 '인재'가 아니기에 그들과 함께 일하기에는 많은 희생과 비효율이 따를 것 같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


때로는 Yes이기도 하다. 예전 명성 때문에 대우가 그럭저럭 괜찮은데, 업무 스타일 자체는 느슨해져서 대우 수준 대비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은 A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A에 고여있는 인재들이 썩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규칙없음>이란 책을 읽고 있자니 A의 모습이 많이 투영됐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 경영에 도움이 되는 솔직한 문화를 만들어 구성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규제와 통제 이전에 구성원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도록 지원해주는 것. 그것이 회사, 그리고 경영자가 우선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모습일 것이다. 실적은 최고의 인재가 알아서 가져다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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