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 맞아서 식당에서 내쫓긴 사연
재택근무 중에 점심은 간단하더라도 맛있는 것을 먹자는 생각에 집에 있던 아버지와 함께 한 스시집을 찾았다. 아버지는 식당 종업원이 괜찮다고 해도 'Low'라고 뜨는 온도를 숫자로 만들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서 입장했다.
"여기 앉자."
자리도 잘 잡았다.
종업원이 묻는다.
"백신 맞으셨어요?"
3차 접종까지 완료한 아버지는 당당하게 백신패스를 내보인다.
나는 수줍게 말한다.
"아뇨, 아직 완료하지 못했는데요."
종업원은 잠시 사라지더니 사장님과 함께 등장한다.
사장님이 말한다.
"죄송하지만 백신 미접종자는 식당에서 드실 수 없어요. 나가주시겠어요? 죄송합니다."
처음 맞닥뜨린 식당에서의 백신 미접종자 거절 사태에 당황하여 식당을 나왔다.
길가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12월 18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는 오로지 혼자서만 식당과 카페에 들어가 취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가족과 함께여도 안 된다는 것을.
혼자서도 못 들어가는 극장이나 도서관보다는 낫다 싶지만 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 같다. 12월 17일까지만 해도 부서에서 유일한 백신 미접종자였던 나는 허용 기준인 1인에 해당되어 회사 사람들과 점심식사도 저녁 회식에도 계속 참여했었다. 그래서 더욱 식당에서의 거절을 예상하지 못했다.
같이 쫓겨 나온 아버지가 더 속상해한다.
"야, 너를 무슨 벌레 보듯 하더라. 병이라도 옮길 사람처럼..."
아버지가 드디어 내편을 들어준다. 이래서 공감을 위해선 경험이 중요한가 보다.
아쉬웠던 아버지는 한 명 씩 들어가서 각자 따로따로 먹고 나오자고 했지만 막상 또 그러자니 기분도 자존심도 상했다. 아버지와 같이 평일 점심에 맛있게 식사라도 하자는 의미도 퇴색됐다. 결국 김밥집에 가서 5000원짜리 김밥 두 줄을 포장해 와서 집에서 라면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가뜩이나 백신 안 맞았다고 죄인 취급받고 차별받는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왕따로 내몰리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것은 내게 괜찮고 익숙한 일이지만,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백신은 꼭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자유를 위해 1차 접종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아득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