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이라 하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 말이라 한다. 요즈음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대확행'이고, 나머지 모든 것은 '소확행' 이라는 거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 행복한 삶이다. 다른 모든 일상의 사건들은 소소한 행복이다. 안 좋게 느껴지는 일까지도.
이건 요즘 친한 친구의 건강에 이상이 와서 좀 예민해진 나의 감회이고, 오늘 하려는 얘기는 그저 5밧-180원을 아껴서 순간 잠깐 즐거웠다는 얘기이다. 정말 소소하고 확실하게 잠깐 행복? 했으니, '소확행 ' 맞다.
파타야에서 우리가 지내고 있는 콘도는 제법 규모가 크다. 몇 세대인지는 몰라도 큰 아파트 건물에 가운데 복도를 두고 양쪽으로 우리나라 오피스텔 같은 작은 집들이 한 층에 20여 채가 있는데, 그런 30층 건물이 4 채이다. 1 베드룸에 거실, 욕실, 싱크대만 있는 주방 ( 가스레인지나 전기레인지는 없다. )이 있는 작은 집이 대부분인 것 같고, 좀 큰 집도 있는 것 같다.
방 창문에서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
거실.
방 창문에서 보이는 바다반대쪽 뷰.
침실.
수영장
아래층로비 . 쉴 공간이 넓고 쾌적하게 잘 되어있다.
첫날은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6리터짜리 큰 생수를 40밧을 주고 사 왔다. 편의점이 멀지는 않지만 물 사다 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다 싶었다. 그날 밤 정말 우연히 어떤 블로그를 보다가, 물을 콘도 아래에 있는 생수 자판기에서 사다 먹는다는 글을 보았다. 콘도 아래층 엘리베이터 옆에 세탁실이 있는데 거길 들여다보니 우리 콘도에도 있다.
생수자판기, 이렇게 생겼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봐도 잘 모르겠다. 짐작으로 1,2,5,10 밧 동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알 뿐.
동전을 넣으면 숫자 있는 부분에 금액이 뜬다.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오고 한번 더 누르면 멈춘다. 거스름돈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블로그에서 본 바로는 5밧을 넣으면 6리터 생수병에 가득 채울 수 있다고 했다.
6리터짜리 생수병.세븐일레븐에서 40바트인데, 생수자판기에서 가득 채우면 5바트.
세탁기는 한 번 돌리는데 40바트. 세탁기 3대, 건조기 1대 가 있는데, 건조기도 40바트.
먹는 물뿐 아니라 밥 할 때 도 사용하니, 1~2일 에 한 번씩 물을 사 와야 했는데, 그때마다 편의점에 갔다 오려면 여간 고생이 아니었겠다. 어쨌든 고마워하며 물을 사다 먹었는데, 하루는 남편이 물통을 들고 싱글벙글하며 돌아왔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물을 공짜로 떠 왔다며 신나 한다. 자초지종을 들으니, 물을 뜨러 가니까 어떤 태국 아줌마가 물을 떠가지고 나가면서 뭐라 뭐라 하더란다. 당연히 못 알아들었는데 , 물을 뜨려고 보니 깨달아지더란다. 기계에 돈이 남아있다는 얘기였던 것. 아마 6밧 정도나 남아있는 듯. 우리 통에 다 채우고도 물이 더 나오더란다. 당시엔 말을 못 알아들어서 아줌마한테 돈 줄 생각도 못했는데, 주려니 이미 아줌마는 가 버린
후였단다. 단 5밧 이었지만 순간 즐거웠고, 베푼 그 아줌마도 기쁜 마음이었겠지. 이런 거야말로 소확행이 아니겠나!!
우리나라에서 요즘 200 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할 수 있는 게 있나 모르겠다. 방콕에서는 몽키바나나 한 손을 5밧에 산 적이 있다. 오래 묵어서 상태가 나빠서 싼 게 아니라 크기가 좀 작아서 쌀 뿐, 아주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