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크라운 사장님 :
집을 볼 수가 없으니까
암튼 싸모님,
3000 깎아주면 바로 가계약한다고 합니다.
아니 내가 감자고... 매수자는 감자칼을 들었나.
무슨 감자칼처럼 무섭게 깎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4000 후려쳐서 아예 네고도 안치고 단번에 잘라버린 지나간 예비 매수자가 생각났다......
이번에도 그냥 지나칠까 말까.......
(한 템포 쉬었다)
‘지난번에 보냈다가 두 달이 지나갔으니...
이번엔 3000만 원 대신
그럼 2000만 원 깎아주는 걸로 네고해보자!‘
암튼:
아 그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가격인데요....
1000만 원이 마지노선이었거든요... 그럼 2000만 원 깎아줄 테니 한번 말씀 좀 해봐 주시겠어요?
지금 저희 아파트 최저가 매물보다도 1000만 원이나 싼 금액이에요~
그, 최저가 매물은 새시도 안된 거잖아욧.
저희 집은 2년 전에 새시에 도배장판 다 한 것 아시죠?
요즘 인테리어비용 생각하면 이미 1000만 원은 싼 매물을 더 깎으시려는 건데~
크라운:
그렇죠 그렇죠.
저도 인테리어상태도 다 말씀드리고 세입자 들어오기 전에 집 사진 찍은 거 보여드리고 했는데도
2년 뒤 바로 실입주하신다고 인테리어 싹 다 할 거라서
상관없다 하시더라고요 ㅠㅠ
암튼 :
사장님 근데 새시도 교체하실 건 아니시잖아욧
인테리어 내부는 하신다고 해도,
새시가 제일 비싼 건데....
저 , 남편 설득시킬 자신도 없고(남편 핑계대기 좋다)
마음도 안 당깁니다 3000만 원은....ㅠㅠ
크라운 :
알겠어요, 제가 잘 말해볼게요!
이제 퇴근 한 남편하고 짱구를 돌려봤다.
가장 보수적인 금액으로 팔렸을 때 가정을 3000만 원 후려친 가격에 팔리는 기준으로 자금계획을 세워 놓고 있긴 했다. 딱 7억이 마지노선이긴 했는데, 정말 그 가격까지 내려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당장 다음 달 출산 예정인 나는,
그전에 계약이라도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도 컸다.
아가씨 때 매수한 사랑하고 기특한 나의 수도권 아파트를 내손으로 처치하고 싶은 마음 불끈 솟아올랐다.
우리 부부가 세운 매도 자금 기준으로 1000만 원 높은 금액이기 때문에 여기서 성사되면 나는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 있었다.
이미 나도 첫 투자치고 넘치는 수익률을 안겨다 주었음에 감사하자고 생각했다.
남편은 굉장히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마. 지. 못. 해.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아마 막달의 산모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 감히 추측해 본다.
게다가 연애와 결혼 전에 산 거니까 ^^^^^
그리고 세입자 시간에 맞춰 집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점점 체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화기가 울렸다.
크라운 :
암튼 싸모님~
어쩌지 단호하시네.....
그럼 500만 더 깎아줄 순 없나요???
500은 어디서 빚내와서라도 할 것 같아.
은행 가서 적금 예금 다 깨서 완전 맥스래요.
그래서 1000만 원은 크게 받아들이시네 ㅠㅠ
근데 500만 원은 좀 쉬워 보이잖아요
내가 매수자에게 돈 꿔서라도 해야 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암튼과 암튼의 남편 :
”......... “
500만 원에 이 기회를 날려 말아.... 진짜 할까 아예 엎어버릴까.....
남편과 둘이 눈이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