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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튼 Nov 09. 2024

감자칼

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크라운 사장님 :

집을 볼 수가 없으니까

암튼 싸모님,

3000 깎아주면 바로 가계약한다고 합니다.



​아니 내가 감자고... 매수자는 감자칼을 들었나.

무슨 감자칼처럼 무섭게 깎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4000 후려쳐서 아예 네고도 안치고 단번에 잘라버린 지나간 예비 매수자가 생각났다......

이번에도 그냥 지나칠까 말까.......

(한 템포 쉬었다)

‘지난번에 보냈다가 두 달이 지나갔으니...

이번엔 3000만 원 대신

그럼 2000만 원 깎아주는 걸로 네고해보자!‘

암튼:

아 그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가격인데요....

1000만 원이 마지노선이었거든요... 그럼 2000만 원 깎아줄 테니 한번 말씀 좀 해봐 주시겠어요?

지금 저희 아파트 최저가 매물보다도 1000만 원이나 싼 금액이에요~

그, 최저가 매물은 새시도 안된 거잖아욧.

저희 집은 2년 전에 새시에 도배장판 다 한 것 아시죠?

요즘 인테리어비용 생각하면 이미 1000만 원은 싼 매물을 더 깎으시려는 건데~



실제 샤시 한 우리집 아파트 안방 뷰


크라운:

그렇죠 그렇죠.

저도 인테리어상태도 다 말씀드리고 세입자 들어오기 전에 집 사진 찍은 거 보여드리고 했는데도

2년 뒤 바로 실입주하신다고 인테리어 싹 다 할 거라서

상관없다 하시더라고요 ㅠㅠ

암튼 :

사장님 근데 새시도 교체하실 건 아니시잖아욧

인테리어 내부는 하신다고 해도,

새시가 제일 비싼 건데....

저 , 남편 설득시킬 자신도 없고(남편 핑계대기 좋다)

마음도 안 당깁니다 3000만 원은....ㅠㅠ

크라운 :

알겠어요, 제가 잘 말해볼게요!

이제 퇴근 한 남편하고 짱구를 돌려봤다.

가장 보수적인 금액으로 팔렸을 때 가정을 3000만 원 후려친 가격에 팔리는 기준으로 자금계획을 세워 놓고 있긴 했다. 딱 7억이 마지노선이긴 했는데, 정말 그 가격까지 내려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당장 다음 달 출산 예정인 나는,

그전에 계약이라도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도 컸다.

아가씨 때 매수한 사랑하고 기특한 나의 수도권 아파트를 내손으로 처치하고 싶은 마음 불끈 솟아올랐다.



우리 부부가 세운 매도 자금 기준으로 1000만 원 높은 금액이기 때문에 여기서 성사되면 나는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 있었다.

이미 나도 첫 투자치고 넘치는 수익률을 안겨다 주었음에 감사하자고 생각했다.


남편은 굉장히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마. 지. 못. 해.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아마 막달의 산모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 감히 추측해 본다.

​​​​게다가 ​연애와 ​결혼 전에 산 거니까 ^^^^^

​​​​​

그리고 세입자 시간에 맞춰 집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점점 체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화기가 울렸다.

​​​​

크라운 :

암튼 싸모님~​​​​​

어쩌지 단호하시네.....​​

그럼 500만 더 깎아줄 순 없나요???

500은 어디서 빚내와서라도 할 것 같아.

은행 가서 적금 예금 다 깨서 완전 맥스래요.

그래서 1000만 원은 크게 받아들이시네 ㅠㅠ

​​​​

근데 500만 원은 좀 쉬워 보이잖아요

내가 매수자에게 돈 꿔서라도 해야 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

암튼과 암튼의 남편 :

”......... “





500만 원에 이 기회를 날려 말아.... 진짜 할까 아예 엎어버릴까.....

남편과 둘이 눈이 마주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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