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암튼 Nov 02. 2024

세입자리스크

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암튼:

.... 네?????? 지난달에도 두어 번 정도 집 열어주신 적 있긴 한데.

크라운:

아니 연락은 되는데.. 6/6 현충일에 시간 맞춰 간다니까

가능한 시간이 오전 9시 이전하고 저녁 8시 이후라고 해서요...

거의 이 정도면 '진짜 볼사람만 봐라' 이건데...

이 동네사람 아니면 보기 힘든 시간대라서...

좀 그렇네요.

순간 드는 생각은

갓 입주하신 전세입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나 또한 수년간 세입자 포지션이었기에 알 수 있다.

주인 손바뀜이 세입자들에겐 가장 큰 리스크로 와닿는다. 이유는 모르겠고 괜히 찜찜해...

​​​

게다가

요즘은 또,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지 않는가.

최근 아파트 전세가가

세입자가 계약한 전세금 대비 +3000만 원 정도 시세로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실거래로 찍히는 중이기도 하다 보니....​​​​​​​​​​​

이 분은 계약갱신청구권까지 생각해서 4년간 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새로운 집주인이 뭐가 반갑다고 문을 열어주겠는가......

새로운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2년 만에 나가라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다.

집주인이 입주 웰컴 선물 드리며 아무리 집 좀 잘 보여달라고 해도 선뜻 언제든지 보여줄 이유가 없다.

실제로 일을 하시는 부부이시기에 사람이 있을 때만 집을 들이는 게 당연하잖아???

한번 더 세입자를 감싸보았다.

암튼:

크라운 사장님, 세입자분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몰라서 현충일은 직장인들에겐 휴일이지만, 자영업을 하실 수도 있고 한 부분이라서요.

이해하시죠?

휴일에는 오전 10시 11시에 시간 맞춰서 문 열어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현충일은 정말 일이 있으신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네요

크라운:

에효 그렇죠.

쉽지가 않네요... 아마 세입자가 계속 이러면

집 보기 힘든 집 될 텐데...

우리 손님은 타 지역에서 오신 분이라....

한번 설득시켜 볼게요...

전화를 끊고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 우리 집도 이제

집 보기 어려운 매물로 등극이다.......

세입자 리스크.

앞으로 팔기 더 어려워지겠는데.....

슬슬 막막해졌다.

그냥 순산하는데만 집중해야 하나

나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30분 뒤,

크라운사장님의 전화.

크라운 :

암튼 싸모님,

매수자께서 집 안 보고 산데요

그 대신 조건이 있어요.

​​​​​​​



이전 12화 멍청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