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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튼 Nov 02. 2024

멍청이

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스마트폰 문자


(토요일 오후 6:53)

안녕하세요. 부자부동산입니다.

집 보실 분 계신데, 내일 저녁에 가능할까요?

일산에서 일부러 오시는데 일요일밖에 시간이 안된다 하셔서요.

부산여행 간답시고

일요일 오후 4시에 확인.................

멍청하다

나란 사람.




안녕하세요. 제가 문제를 너무 늦게 보았습니다 ㅜㅜㅜ

세입자분 전화번호 000-1234-1234

입니다. 평일저녁은 직장 다니시어 늦은 시간대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화드릴걸 그랬네요....

우선 브리핑만 먼저 해드렸어요.

이후에 임차인과 약속해서 집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자부동산-

​​



매도가 조급하진 않지만

절실하지도 않은 것인가......

만삭의 산모라고 혼자 스스로 느슨해지는 것인가.



​​​암튼, 정신 차리자.

그렇게 일요일 손님이 날아갔고

그 이후 부자부동산에선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여태껏

세입자 번호를 따간 부동산들에게

집을 봤으면 봤다 못 봤다​​

가타부타 말이 없던 부동산들이 생각났다.

​​​​​

휴대폰 메모장에 그동안 연락을 주고받은 부동산 리스트를 체크해 봤다.


세입자 번호를 따간 곳은 5군데,

세입자와 시간 맞춰 집을 실제로 본집은 2팀뿐이었다.

14일에 연락 왔던 둘리 부동산

 : 세입자 번호 따간 후 집 봤다는 말이 없었음

22일 건대 부동산

 : 집 봤다는 말이 없었음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냥 넘겼다. ​​

그리고 6월이 왔다.

6/4일 오전

​​​​​

부동산 방문해서 매도집 내놓을 때부터

시큰둥하고 귀찮다는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있던

크라운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어쩐 일?)

크라운:

암튼 사모님 안녕하세요~

집 보여줄 손님이 왔어요~집 보기 어렵죠??

암튼:

안녕하세요 대표님!

아뇨, 집 잘 보여주실 거예요. 세입자분께 전세계약 시에도 매도 내놓은 집이라 집 좀 잘 보여달라고 부탁해 두었어요

(나 잔금날 뇌물용 선물도 드렸다고 :) )

회사에 있는 시간 제외하곤

잘 보여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세입자 분 전화번호 드릴게요~

​​​​

크라운:

아 그래요?

세입자 분께 전화 한번 부탁드릴까 했죠..ㅎㅎㅎ

암튼 :

(뭐시라? 부동산에서 해야 할 일을 내가 왜....?)

네? 보통 잘 보여주실 거에욧

이미 몇 군데 부동산에서도 번호 따가셨어서요~

(경쟁심리 자극했겠지,,?)

크라운 :

아 네~ 6/6 현충일에 당장 집 보러 오신다고 하셔서

그럼 세입자분 번호 주시면 제가 연락해 볼게요.


암튼 :

네 잘 부탁드려요~

(당연히 부동산에서 연락해야지.. 별 기대가 안된다)

오후 5시

크라운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크라운 :

암튼 싸모님,

아니 여기 세입자분..............

​​​

​​​​​​​​​​​​​​​​

집 잘 안 보여주시는 분 같은데....

집을 보신 적이 있으세요???



암튼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갑자기 5월에 집 봤다는 부동산이 2곳뿐이었다는 게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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