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스마트폰 문자
(토요일 오후 6:53)
안녕하세요. 부자부동산입니다.
집 보실 분 계신데, 내일 저녁에 가능할까요?
일산에서 일부러 오시는데 일요일밖에 시간이 안된다 하셔서요.
부산여행 간답시고
일요일 오후 4시에 확인.................
멍청하다
나란 사람.
안녕하세요. 제가 문제를 너무 늦게 보았습니다 ㅜㅜㅜ
세입자분 전화번호 000-1234-1234
입니다. 평일저녁은 직장 다니시어 늦은 시간대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화드릴걸 그랬네요....
우선 브리핑만 먼저 해드렸어요.
이후에 임차인과 약속해서 집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자부동산-
매도가 조급하진 않지만
절실하지도 않은 것인가......
만삭의 산모라고 혼자 스스로 느슨해지는 것인가.
암튼, 정신 차리자.
그렇게 일요일 손님이 날아갔고
그 이후 부자부동산에선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여태껏
세입자 번호를 따간 부동산들에게
집을 봤으면 봤다 못 봤다
가타부타 말이 없던 부동산들이 생각났다.
휴대폰 메모장에 그동안 연락을 주고받은 부동산 리스트를 체크해 봤다.
세입자 번호를 따간 곳은 5군데,
세입자와 시간 맞춰 집을 실제로 본집은 2팀뿐이었다.
14일에 연락 왔던 둘리 부동산
: 세입자 번호 따간 후 집 봤다는 말이 없었음
22일 건대 부동산
: 집 봤다는 말이 없었음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냥 넘겼다.
그리고 6월이 왔다.
6/4일 오전
부동산 방문해서 매도집 내놓을 때부터
시큰둥하고 귀찮다는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있던
크라운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어쩐 일?)
크라운:
암튼 사모님 안녕하세요~
집 보여줄 손님이 왔어요~집 보기 어렵죠??
암튼:
안녕하세요 대표님!
아뇨, 집 잘 보여주실 거예요. 세입자분께 전세계약 시에도 매도 내놓은 집이라 집 좀 잘 보여달라고 부탁해 두었어요
(나 잔금날 뇌물용 선물도 드렸다고 :) )
회사에 있는 시간 제외하곤
잘 보여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세입자 분 전화번호 드릴게요~
크라운:
아 그래요?
세입자 분께 전화 한번 부탁드릴까 했죠..ㅎㅎㅎ
암튼 :
(뭐시라? 부동산에서 해야 할 일을 내가 왜....?)
네? 보통 잘 보여주실 거에욧
이미 몇 군데 부동산에서도 번호 따가셨어서요~
(경쟁심리 자극했겠지,,?)
크라운 :
아 네~ 6/6 현충일에 당장 집 보러 오신다고 하셔서
그럼 세입자분 번호 주시면 제가 연락해 볼게요.
암튼 :
네 잘 부탁드려요~
(당연히 부동산에서 연락해야지.. 별 기대가 안된다)
오후 5시
크라운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크라운 :
암튼 싸모님,
아니 여기 세입자분..............
집 잘 안 보여주시는 분 같은데....
집을 보신 적이 있으세요???
암튼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갑자기 5월에 집 봤다는 부동산이 2곳뿐이었다는 게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