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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Jul 19. 2020

문학동네 김봉곤 사태를 보며

소설이 소설의 본질을 잊을 때

젊은 작가상을 아껴왔다. 최은영과 백수린, 박상영을 새롭게 발견한 책이다. 해마다 이북으로라도 찾아 읽었다. 이름도 '젊은'이라니. 한국 문단에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책이라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발간된 첫 한 해는 가격도 5천원대라 얼마나 싼지 세상 이런 득템이 없었다.  가격에 이토록 참신한 작가들의 글을 모아 읽을 수 있다니 소소한 행복이었다.

작년에도 동네책방에서 구매했고 올해도 동네책방에서 구매했다. 올해 동네책방 에디션은 예쁘기도 하다. 젊은작가상 10주년 특별기념판도 소장하고 싶었지만 이북으로 읽은 터라 참았다.

난감하다. 이렇게 싸고도 어여쁜 책, 강화길의 <음복> 빼고는 아직 채 읽지도 않았는데 교환이나 환불을 받으라니. 김봉곤, <그런 생활>만 쏙 뺀 동네책방 에디션 제본을 난 다시 갖고 싶은데 어떡하지?

김봉곤 아닌 다른 수상 작가들에게는 이게 무슨 민폐인지? 이토록 어여쁜 책이 한 사람의 부도덕함으로 폐기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책을 사랑하는 책 덕후로서 마음 아프다.




픽션, 소설을 좋아한다. 논픽션처럼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소설의 장치 안에 사실들을 숨겨놓은 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소설가들은 그렇게 소설 속에 현실을 풍자한다. 그리고 인물의 대사를 통해 미묘한 심리와 갈등을 드러낸다.

문학동네 김봉곤의 카톡 표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소설의 본질을 잊었다는 데 있다. 소설은 소설일 때만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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