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에게 내 삶을 내주지 않겠어
라떼 아트를 좋아한다. 아름답다. 라떼 아트가 된 커피 한 잔을 예쁜 커피숍에서 마시고 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이것은 나의 착각일까? 아니면 나를 위로하는 소확행의 방식 중 하나일까?
커피 한 잔에 내 기분을 내주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이를 '커피 중독'이라고 칭했다. 커피를 안 마시면 잠을 확실히 일찍 자고 숙면을 취한다는 걸 알면서도 카페인에게 의존하는 날들이었다.
커피를 끊은 지 단지 5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커피를 끊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 결과를 목록으로 작성해보기로 한다.
1. 졸려야 할 시간에 졸린다. 그래서 일찍 잔다. 커피를 마시는 날엔 새벽 1시, 2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2. 요즘 해가 길어지면서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3. 침대에서 밍기적거릴 것인가, 아니면 깰 것인가 고민하지만 일어나는 날들이 더 늘었다.
4. 오전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 등 오전 운동을 하게 됐다.
5. 삶에 다시 활력이 돋는다.
6. 카페인에게 내 몸을 내주지 않으니 뭔가 더 주체적으로 내 삶을 사는 듯 하는 느낌이 든다. 무언가에 중독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그것이 없이는 내 삶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몇 일, 몇 달을 지속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내일은 아마도 커피를 끊은 지 6일째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