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 정상회담 후 노벨위원회에 트럼프를 추천했다
브런치로 속보를 다 전하네요ㅎ
스웨덴 뉴스를 주르륵 보고 있는데 몇 시간 전 기사에 "노벨 평화상을 트럼프에게? 안돼.(Fredspris till Trump? Nej)라는 제목이 있어서 이게 뭔가 싶어 읽어보습니다.
스웨덴 일간지에 따르면 6.12 북미 정상회담 후 노르웨이 국회의원 두 명이 트럼프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고 합니다.
여기서 노벨평화상은 올해가 아닌 2019년 평화상입니다. 올해의 후보 마감은 이미 지났으니까요.
북유럽연구소를 운영하다 보니 "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받을 수 있느냐?", "공동수상 가능하냐?"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 참에 여기에 정리를 해두고 이걸 보라고 해야겠네요ㅎㅎ
노벨 평화상의 후보 추천권은 노르웨이 국회, 각국 정부, 과거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노르웨이 국회의원이 트럼프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다만 후보 추천에 관한 정보는 일체 향후 50년간 비밀에 부치는 것이 원칙인데 저 두 사람은 원칙을 어긴 셈이 되었네요. 공동 수상 역시 가능합니다.
노벨상은 그 직전해까지의 업적을 바탕으로 주는 상입니다. 노벨상의 후보 추천 마감일은 매년 1월 31일까지 거든요.
사람들이 올해 문 대통령이나 트럼프의 수상이 가능하냐 물으면 저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남북관계에 해빙의 조짐이 일기 시작한 것이 올해 평창올림픽 이후부터라 이미 후보 추천기간이 지난 후였으니까요. 다만 대한민국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활동을 두고 누군가가 올해 추천을 해 후보에 올라있는 상황이라면, 후보 추천 이후의 일이기는 해도 그간 올해의 남북관계의 진전과 북한 핵동결 의지 표명에 대한 문 대통령의 노력까지 감안해 수상 후보로 거론될 수는 있겠지요.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수상으로 이름을 얹을 수도 있을 겁니다. 대대로 노벨위원회는 평화상을 줄 때 분쟁의 양 당사자에게 함께 주는 성향이 짙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행보를 떠올려 볼 때(멕시코-미국 국경에 담 쌓고, 예루살렘으로 미 대사관 옮기고, 시리아에 폭격하고 etc.)올해 후보에 올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문 대통령이 올랐다면 공동 수상자로 함께 논의될 여지가 있다는 정도입니다. 노벨상 이야기만 나오면 만면에 미소를 짓는 트럼프를 볼 때 미국 정부는 트럼프의 임기 중 노벨상 수상을 위해 아마 백방으로 뛰고 있지 않을까 싶은 예감!ㅎㅎㅎ
얹그제 북미 정상회담을 보는데 아버지가
"힐러리가 됐다면 북한과 이렇게 일이 풀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겠지?"
하시데요. 전 트럼프가 신자유주의의 화신이라고 여겨왔는데, 오히려 트럼프의 성향 때문에 당연하다 여겼고 견고해서 깨질 것 같지 않던 자유무역의 기조가 흔들리는 걸 보니 참 세상은 알 수 없어요.
암튼, 내년 평화상 후보로는 아마도 올해 거론된 인물이 대거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유럽연구소 소장 a.k.a 북극여우 입니다.
노르웨이, 한국, 스웨덴에서 공부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다 뜻을 품고 유학길에 올라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교에서 지속 가능 발전을 전공했습니다. 만학도로 없는 기력을 발휘해 재학 중 웁살라 대학교 대표로 세계 학생환경총회에 참가했으며 웁살라 지속 가능 발전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스웨덴에 있는 동안 모 일간지 북유럽 통신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북유럽 관련 연구와 기고, 강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북유럽, 지속 가능성, 양극화, 사회 통합, 복지국가, 자살, 예술, 철학 etc. 저서로는『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지도자들』,『라곰』(번역)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