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인들이 십이월을 보내는 방법
사흘 앞으로 훌쩍 다가온 크리스마스.
각자의 일로 바쁜 와중에도 이 곳의 사람들은 이 축제에 진심이다. 시간을 내어 사람들을 초대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마켓을 찾아다니고,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며 한달을 채워나간다.
올해 우리는 마켓을 방문하고 크리스마스 비어를 여는일로 시작했다. 율르욀 이라 부르는 이 맥주는 겨울의 향신료를 담은 달콤한 맥주로 이 시기에만 잠깐 나오고 사라진다. 자두향, 감초향, 시트러스등 달콤하고 산뜻한 향으로 이루어진 이 맥주는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는 하나의 맛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음으로는 집 근처 나무를 파는 마켓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오는 일. 다행히 올해도 집에서 멀지않은곳에 위치한 크리스마스 트리 마켓을 찾아 다녀왔다. 어린아이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의 나무를 고르자 아저씨가 망사로 돌돌 말아 가져가기 쉽게 포장해주신다. 집으로 온 트리는 거실 한켠에 두고 전구와 반짝이는 구슬들을 올려가며 나무를 장식한다. 핀란드에서 선물로 보내주신 작은 나무 별도 함께 달아서. 시내에서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면 쉽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우는 곳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만큼 이곳에선 진짜 나무를 사서 장식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시기가 설레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인 매일 아침 크리스마스 캘린더 열기. 24일로 나누어진 커다란 캘린더에는 매일아침 눈을 떠 즐길 수 있는 초콜릿 혹은 캔디가 들어있다. 올 해 우리는 초콜릿으로만 된 캘린더를 샀는데, 매일 아침 커피와 초콜릿 한 조각으로 눈을 뜬다. 이 시기에 다양한 초콜릿 브랜드에서 만들기 때문에 백화점 혹은 마켓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캔들 촛대 만들기. 전나무 가지들과 솔방울, 계절의 소재들을 담아 초를 꼽고 집안 어두운 곳에 놓아 초를 밝힌다. 고요히 타 들어가는 초를 바라보는 일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
생각해보면 이 시기를 빌어 할 수 있는 재미있고 소중한 일들이 참 많다. 멀리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묻는 일,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쿠키를 구워 나누는 일 등..
각자만의 방식으로 이 겨울을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하게 나기를, 해피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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