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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멀레코드 Feb 17. 2022

프리랜서로 살아가기로 한다는 것

#프리랜서는 처음이라

30살 늦가을, 다소 무모한 결정이었지만 나는 스스로/ 혼자 힘으로 '나'라는 사람을 가지고 밥벌이를 해내기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고, 나의 결정에 책임지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생활을 오래하지 않은 데다, 그나마도 여러번 전직을 했기 때문에 거의 맨땅에 헤딩 수준이었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했다. 명함/로고/전단지 등 편집 디자인 작업을 했고, 카드뉴스/배너 등 sns 콘텐츠 제작을 했고, 계정 대행/운영 등 온라인 마케팅 일을 했다.


회사를 나와 '내가 내 힘으로, 무엇을 하며 살 수 있는지 보자'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내가 정확히 무엇을 해야지! 하고 방향을 잡고 가기보다는 닥치는 대로 맡겨지는 일은 거의 다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진행한 일이 sns 콘텐츠 제작/온라인 마케팅 일었고, 실제로도 그 일이 나에게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3년차 정도 되니, 이제는 그동안 함께 일했던 클라이언트분들이 다시 찾아주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회사 콘텐츠를 발행하며 일하기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2년차 초까지만 해도 정말 힘들었다.


수입은 불규칙적이었고, 회사 다닐 때만큼의 월급을  받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리고 어떤 달은 수입이 0원이기도 했다.


주변의 친구들은 이제 제법 연차가 쌓이고, 회사에서도 자리잡아가며 안정적인 월급에/ 인정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친구들과 약속도 거의 잡지 않았다. 친구들 앞에서 괜찮은 척 하는 것도 속상했지만, 약속에 나가면 쓰게 되는 돈들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부모님 눈치도 보였고, 남자친구에게도 떳떳하지 못 했다.


1년째는 '아직 적응기라서 그래'라고 둘러댈 수 있었고, 그동안 모아둔 돈을 쓰면서 버텼지만 1년이 다되어가는 시점, 2년차가 되자 스스로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때로는 회사로 다시 돌아갈까 하며 구직사이트에서 채용정보를 훑어보며 이력서를 수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취직하고 싶지 않았다.


막상 이력서를 제출하려고 하면 클릭 한번 하는 것이 안 되었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벼텨보기로 하며, 구직사이트에서 정규직을 찾지 않고 대신 오전 아르바이트를 찾았다.


오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는 내 일을 하는 생활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듯 지내다 2년차 초봄. 나에게도 제대로 된 일이 하나씩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고, 들어온 일들을 했다. 그렇게 10개월.. 21년 연말, 어느새 나는 3개 회사와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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