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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an 21. 2021

30년 맛집, 19탄-어묵의 원조격 부산 삼진어묵

어묵의 변신은 무죄, 진짜 어묵은 바로 여기서!

부산에는 어묵 회사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유명하건 아니건 간에. 그중 부산의 대표적인 어묵 회사들이 몇 있다. 영진어묵, 부산어묵, 고래사어묵, 효성어묵 그리고 오늘 소개할 삼진어묵. 물론 이들 말고도 많이 있을 거다. 삼진어묵 매장은 원래 부산역 안에 있었는데 언젠가 다시 부산을 찾았을 때 그 자리는 환공어묵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소문으로 들은 바, 입찰에 떨어져서 그랬다는 사연이 있는데 그 깊은 내막은 카더라 통신이니 비켜가기로 한다.



SRT를 타고 부산을 오갈 땐, 가끔 삼진어묵에 들러 십만 원 정도 어묵 쇼핑을 한다. 여기저기 나눠주면 내 몫은 거의 없지만 나눠먹는 즐거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워낙 손에 뭔가 들고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작정하지 않으면 행할 수 없는 일인 거다. 삼진어묵은 1953년 창업한 기업이다. 그저 어묵공장이었을 뿐이었던 삼진어묵은 현재 삼 대째 가업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이 떨어진 삼진어묵이 다시 일어선 건 창업주의 손자가 경영을 맡으면서이다. 그는 어묵의 대변신을 꿈꾸며 현재의 삼진어묵을 만들어 냈다. 소비자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어묵의 고장이나 마찬가지인 부산의 어묵을 일거에 고급스럽게 변모시킨 것이다. 삼진어묵의 놀라운 시도가 승승장구하자 다른 어묵공장들도 비슷한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역사 안에 있는 환공어묵과 해운대에 떡하니 자리 잡은 고래사어묵도 인기가 많다.


부산역 앞에 새단장 한(꽤 오래됐지만) 삼진어묵 매장에 들어서면 어묵을 만들던 옛 모습을 그려낸 디오라마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참 정겹던 모습이라 구석구석 살펴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입구엔 이렇게 시식대가 준비되어 있다. 흠~~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내가 갔을 때 바닥이... 약 한 달 전 방문했을 땐 전시된 어묵의 양도 많이 줄어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코로나 여파가 할퀴고 지나가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단품 포장된 어묵들이 먼저 보이는데 각기 다른 모양, 각기 다른 맛의 어묵들이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다. 가격은 좀 나가는 것 같지만 먹어보면 값어치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엔 매운맛 어묵을 주로 구입하는 편인데 술안주로 이것 이상 가는 걸 만나기가 쉽지 않다.


사진에 전부 담지 않았는데 어묵 종류는 이것보다 다양하다. 그러고 보니 해운대 고래사어묵 같은 경우, 어묵요리를 조리해 팔기 때문에 매장에서 식사가 가능한다. 삼진어묵에도 그런 서비스를 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식도 좋겠지만 직접 어묵요리를 맛보면 안 사가곤 못 배길 테니까 말이다. 정말 맛있는데 글로는 설명이 어렵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 가면 삼진어묵에 들러 한 상자 사 오면 절대 후회 없다.



이건 당장 먹을 것만 담은 건데, 사진들 보면 패키지 포장된 어묵들이 있다. 아이스박스도 팔고, 냉장에 유리한 가방도 판매한다. 이런 매장들이 서울에도 있으면 얼만 좋을까? 오랜 기억이 났다.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부산오뎅이라고 팔던 분들이 있었다. 대나무 꼬챙이 끝에 각기 다른 색깔의 테이프를 감아 다른 맛의 어묵을 팔았다. 술 한잔 마시고 집에 가는 길, 그 포장마차 앞을 지나치지 못하던 술꾼들. 포장마차에서 몇만 원치씩 사 먹던 정신이 나갔던 내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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