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자

몸을 함부로 쓴 대가

by 루파고

혹사시켰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그건 운동일뿐이니까.


난 익스트림 활동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렇게 까불다 보니 뼈 몇 조각이 부러지거나 휘어지기도 했다.

연골이 찢어진 걸 알면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아 아예 절단된 곳도 있다.

그 상태로 십수 년을 살아왔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장애 판정을 받을 수준의 상황에 이른 이 시점에서 보면,

내 몸에 대한 애정결핍이 아니었다 싶다.

즐거움의 대가로 몸을 담보한 것이다.


관리라도 잘했으면 좋으련만 중년에 접어들고 보니 여기저기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장기 쪽은 별 문제가 없어 다행이지만 그것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주변에서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더러 듣게 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몸에 좋은 먹거리 챙기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각종 영양제를 챙겨 먹던 사람들이었기에 건강을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몸을 마구 부려 먹던 내게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건지, 빠른 건지 몰라도 이번에 하나 깨우친 게 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다.


결과적으로 후회한들 망가진 몸을 원상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라도 몸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다행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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