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게 부끄럽냐?
영화 <베일리 어게인>을 보며
얼마 전 <안녕, 베일리>라는 영화 포스터를 본 기억이 남아있었던지 우연히 <베일리 어게인>이라는 비슷한 영화 포스터를 보며 기억의 혼란을 느꼈다.
두 개 영화가 같은 거라고 착각한 것이다.
작품평을 읽어본 후에야 전작인 <베일리 어게인>에 이어 후속 편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관심이 생겼으니 영화를 보기로 작정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영화는 불교에서 말하는 환생을 기반으로 했다.
사람이 아니고 개가 환생의 주인공이다.
개가 계속 개로 환생한다는 게 재밌는 기획이다.
영화가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조금씩 슬픔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혼자 있는 공간에서 눈물을 훌쩍였다.
우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왤까?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교육을 받아서 그런 걸까?
감정을 숨기고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눈물 흘리고 소리 내어 우는 건 잘못되거나 이상한 게 아니다.
정말 솔직한 감정인데 말이다.
슬픔에 잠겨 눈물이 나는데 참아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고민했다.
왜 참아야 할까?
어차피 혼자 있는데 우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남들이 볼까 봐?
볼 사람도 없는데......
내면의 짧은 다툼이 지나간 후 나는 맘껏 울었다. ^^
생각지도 못한 후련함에 속이 다 시원했다.
안구가 맑아졌다.
심지어 시력이 좋아진 느낌이었다.
눈물을 흘리는 건 솔직한 거다.
한국 남자들은 유교적인 풍토의 교육을 받으며 살아와서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다.
남자는 세 번 운다고?
편하게 말하면 '지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