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시장에 가면 서면향토음식특화거리이라는 곳이 있더라.
자야집은 자야손칼국수로도 검색이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지도 검색으로는 찾아가기 어렵다.
<서면향토음식특화거리>라고 검색하고 서면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그런데 손칼국수로 유명한 자야집의 타이틀 사진으로 계란말이를 사용한 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1차 2차로 너무 많은 걸 먹고 가서 배가 불러 칼국수 본연의 맛을 놓쳤을 수도 있긴 하지만 내겐 칼국수보다 계란말이가 훨씬 맛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선택한 사진이다.
일행인데 사진으로 보면 아줌마 세 분인가 싶다.
부전역에서 서면으로 자리를 옮기며 뒤에서 촬영한 거다.
서면 포장마차 골목으로 들어서니 벚꽃이 한창이다.
마침 '야화'라는 간판을 건 포장마차 위로 예쁜 벚꽃이 만발해 정말 잘 어울려 보였다.
조금만 늦었으면 자야집 맛을 못 볼 뻔했다.
퇴근을 준비하던 식당 주인 부부가 우리를 맞고 다시 화구에 불을 당겼다.
각종 식재료들과 조리기구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 간판은 10년 정도 됐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70년 전통인 셈이다.
제일 먼저 메인 요리인 칼국수 주문이 들어갔고 기막힌 손놀림의 밀가루 반죽에 감탄했다.
광장시장 강원집 아주머니의 신들린 솜씨에 비해도 누가 우위인지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동영상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동작들이다.
시장 잡채다.
이걸 놓칠 뻔했다.
잡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옛날잡채 그 자체다.
어릴 땐 먹을 게 많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요즘처럼 먹거리가 풍부한 시절에도 이놈의 잡채는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잡채에다 소주 한잔 걸치고 있는데 드디어 기다리던 칼국수가 준비됐다.
1차 곰장어, 2차 마라톤집에 이어 3차까지 왔는데 아직도 뭘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전부 먹을 수 없었던 게 아쉽긴 하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전 옛날 전통의 칼국수 맛이다.
걸신이 들렸는지 그 많던 잡채도 바닥을 비워가고 이젠 정신이 나갔다.
메뉴판을 다시 확인하고 고갈비, 오징어무침 그리고 메뉴판엔 보이지 않는 계란말이까지 주문했다.
인원이 7명이긴 했지만 막대한 양을 뱃속에다 쑤셔 넣는 거다.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할 정도니까.
이 많은 걸 7명이 그것도 3차 자리에서 다 먹었다는 게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그리고 자야집 같은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이자 메리트는 바로 요리하는 걸 직접 보며 즐길 수 있다는 거다.
오랜 경력의 손놀림은 그야말로 기예가 아닌가?
화장실에 가려면 건물 2층으로 올라가 미로 같은 공간을 헤집고 가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