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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맛집, 103탄-국수만 파는 부산 구포촌국수

by 루파고

몇 달을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다녀왔다.

처음 지나갈 땐 '저 집이 진짜 구포국수 맛집이야!'라는 말을 들었고,

두 번째 지나갈 땐 스케줄 때문에 그냥 지나치고 말았고,

오늘은 혼자 금정산 관광라이딩 갔다가 원치 않게 싱글 코스까지 타고 내려왔는데 마침 구포촌국수 생각이 나서 다녀오게 됐다.

구포촌국수는 범어사 근처, 부산외대 정문 앞에 위치한 곳으로 금정산 라이딩 코스와는 거리가 먼데 착각을 했고 그 덕분에 다녀오게 된 건데...

오늘 같은 땡볕에 진땀 빼며 다녀온 게 용하다.

그러고도 모자라 범어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갔다 와서 회동수원지까지 돌고 왔으니 미치긴 했다.

아무튼...

만족스러운 맛집이다.

그런데... 아~ 그런데...

너무 더워서 그런지 구포촌국수까지 가는 길에 시원한 밀면집들이 자꾸 나를 끌어당겨서 도중 체포당할 뻔했다.

'더운데 무슨 따뜻한 국수를 먹겠다고!'

내가 스스로 만든 변명이었지만 난 꿋꿋하게 다녀오고야 말았다.



입구에서 보면 안에 손님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들어가면 깜놀이다.

역시 듣던 대로였다.

고가의 자전거를 분실할까 싶어 걱정인데 사장님이 지켜본다고 문 앞에 놓으란다.

아무튼 믿고 들어간다.

입구에서 계산 먼저다.

가격은 역시 저렴한 편이다.

고민하다가 곱빼기로 주문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라이딩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손님도 많은데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으니 미안했다.

주문한 게 금세 나왔다.

역시 국숫집은 테이블 회전이 빠르다.

대동할매국수와 비슷한 느낌!



대동할매국수에 비교하자면 토핑이 다른?


대동할매국수와 먹는 방법은 비슷한 것 같았다.

옆 테이블을 훔쳐보니 내가 아는 방법이 잘못된 건 아닌 듯했다.

역시 단골들이 많다.

부산외대 입구라 그런지 외국인도 제법이다.



청양고추를 한 움큼 던져 넣었지만 그다지 맵진 않다.

제주도 고추 정도는 돼야 맵다고 할 수 있지.



구포국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보고 내가 썼던 글 하나를 링크한다.

https://brunch.co.kr/@northalps/2139

그러고 보니 여기에도 구포촌국수 얘기가 나온다.

암튼 얼마나 다녀오고 싶었던 곳인지... 소원 풀었다.



당연히 다 마셨다.

조금 남겨 놓은 건...

다 먹어버리면 너무 빈해 보이잖아~~ ㅋㅋ

육수를 컵에 따라 마셔보니 간이 별로 없다.

내 생각엔 디포리 베이스 육수인 것 같다.



나오는 길에 입구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런데 카운터를 보던 사장님은 다녀가는 손님들의 특징들을 하나하나 살펴 돌아갈 때 한 마디씩 건네는 센스가 있더라.

모르긴 해도 2대째 운영하는 아드님으로 보이는데 이 분도 나이가 지긋한 것으로 보아 역시 오래된 맛집들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인 것 같다.

소원하던 맛집을 다녀오고 나니 오늘 할 가 다 개운하다.

다녀와서 바로 쓰는 이 센스! 누가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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