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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l 26. 2023

30년 맛집,112탄-바닷가 중국집보다 문경 영흥반점

출장길에 들렀다가 시간이 늦어 놓쳤던 영흥반점을 다음 출장길에 다시 찾아가 기어코 뜻을 이뤘다.

문경에서 나름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문경시장 앞에 위치한 영흥반점의 간판 등 외관으로 봐선 여느 시골 중국집 풍경과 딱히 다르지 않았는데 짬뽕 하나에 감격을 하게 만든 아주 대단한 식당이다.

'감격'이라는 표현을 한 덴 특별한 이유가 있다.

타이틀에 '바닷가 중국집보다'라는 비교 문구를 쓴 것처럼 영흥반점의 짬뽕에서는 바닷가 도시의 어지간한 중국집보다 해물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삼선'이란 두 음절의 단어가 따라붙지 않은 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는데 더욱 놀라웠던 건 그래도 나름 문경의 번화가에 위치한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착한 가격 때문이었다.

그 흔한 '가성비와 가심비를 잡았다'는 맛집이란 표현을 하기에 적격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감격'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못한 것이다.



영흥반점은 문경시장 앞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가기가 무척이나 쉽다.

게다가 주차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차도 딱히 어렵진 않았다.

시골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이유는 아닌 듯한데 시장 운영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것 같긴 하다.



메뉴판은 새로 만든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가격을 보니 부산의 유명 맛집인 백객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https://brunch.co.kr/@northalps/2301

백객도가 조금 저렴하긴 하지만 내용물로 보면 1천 원 비싼 영흥반점 짬뽕에 점수를 더 쳐줄 것 같다.

백객도의 경우 주문부터 점 까칠한 편이고 나름 셀프서비스로 운영되는 운영방식을 생각하면 영흥반점이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 위 백객도와는 가격만 가지고 비교한 것임



오래된 식당이란 게 여지없이 티가 난다.

중국풍의 유기잔의 패턴만 봐도 '여긴 중국집 맞아!'라고 말하고 있었다.

일찍 가서 그런지 나 외엔 손님이 한 테이블만 있었는데 곧 나머지 테이블도 가득 차버리고 말았다.

10분만 늦게 왔어도 대기 탈 뻔했다.



짬뽕을 주문하고 10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내 음식이 나왔다.

이게 6,000이란다.

볶음밥이라도 하나 추가로 주문할까 싶었지만 언제가 될지 알 수도 없는 다음을 기약하고 이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사진을 찍으며 꽃게 한 조각이 올려져 있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흠~' 소리를 냈다.

'오! 이것 보라!' 하는 심정이었다.

아직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6,000원짜리 짬뽕에 꽃게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짬뽕 안에서 발견된 해물들의 사진은 없다.

설마 설마 하면서 계속 주워 먹었는데 끝이 없이 나오는 바람에 '이거, 바닷가 중국집보다 백 배 낫네!'라는 생각이 든 거다.

심지어는 내륙에 있는 중국집은 해물로 고객을 끌고 바닷가 중국집은 육류로 고객을 끄는 법인가 싶었을 정도였다.

조개, 오징어, 새우 등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많이 들었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지도 모르겠지만 돼지고기도 들었다.



면발도 질기지 않아 좋다.

글루텐을 첨가하 질긴 식감을 끌어내는 곳도 있다던데 난 그냥 이런 솔직한 맛이 좋더라.

국물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넘어갈 뻔했다.

너무 맵거나 하는 자극적인 맛이 아니다.

삼삼하고 구수한 맛이 적당히 매운맛이 첨가된 정도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싶다.

결국 바닥을 씩싹 비우고 말았으니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절대 방문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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