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요건

by 루파고

1. 언제

2. 어디서

3. 누구와

4. 무엇을

5. 어떻게

힐링에도 이런 육하원칙이 따라붙는다.



술값 빼곤 돈 쓸 일이 전혀 없는 이런 계곡에서 시간 죽이는 게 휴가라면 영원히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딱히 요리를 해서 먹을 이유가 없으니 안주도 변변치 않고 기껏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운다.

어쨌거나 나의 이런 하소연도 배부른 소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것 또한 인정한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여름을 무시하며 지내고 있지만 혼자라는 게 어렵다.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한결같은 답변이 왔다.

"누군가 같이 같으면 좋았을 텐데..."

같이 갈 사람을 억지로 만들 수도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지만 혼자라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누를 수 있을 만큼의 휴식인가 하는 문제이다.

초개인주의적인 MZ세대 얘기들이 많지만 휴가만큼은 MZ세대 못지않은 자유가 필요하지 싶다.

모든 걸 벗어난 나만의 시간, 나만의 육하원칙 같은 게 진정한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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