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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하 Norway May 18. 2024

뜻밖의 선물, 커피 한 잔과 메모

Sunny Sea 작가님의 글 배달합니다. 

블로그를 뒤적이다 예전에 쓴 짧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4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오니 뜻밖의 선물이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커피 한 잔과 메모...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 최고!!입니다. ~(두 눈에 하트 뿅뿅 박혀있는 웃는 해님 이모티콘) 드림."





해님 이모티콘에 가려진 이름이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커피를 선물해 주신 이의 소중한 마음을 저장해두고 싶었던 마음에, 또 자랑도 하고 싶었던 마음에 개인 정보만 살짝 가리고 글을 발행했던 것 같습니다.

 
'차라리 비공개글로 발행하고 실명이 보이게 해 놓았으면 좋았을 걸... 그러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사진 속 커피잔의 빨대꽂이용 작은 구멍에서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한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일상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커피와 빵을 멀리하라고 했는데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스타벅스로 직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서 과연 잘한 것인가 생각하던 차에 마치 제게 답변이라도 하는 듯 누군가의 댓글이 올라 왔습니다. '장염이라면 모를까 입맛 당길 땐 적당량은 마셔도 되지 않을까?'




문득, 커피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어느 날 점심 식사 후 지인들과 커피 한잔씩 들며 수다를 떨다가 자신에게 커피란 어떤 존재인지를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들어보니 커피를 마시는 이유, 커피의 기호, 커피를 마시게 된 계기, 커피에 대한 철학과 태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커피가 우리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음료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한잔의 커피는 그저 음료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우리 삶에 다채로운 경험과 가치를 주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커피를 아침의 필수품이자 생존을 위한 수혈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아침의 시작을 환기시켜 주고, 한잔 마실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고 합니다. 


감사, 격려, 응원과 사랑을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제 블로그 글 주인공처럼 사랑이 응축된 짧은 메모와 함께 뜬금없이 커피 한 잔을 몰래 갖다 놓아주기도 합니다. 저 역시 가볍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을 때면 커피 한 잔을 직접 전해줍니다. 대상이 멀리 있을 때는 커피 쿠폰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커피는 사람들 간의 만남과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도 합니다. 한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들과의 대화는 더욱 따뜻해지고, 업무 상의 회의도 좀 더 생생하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각종 소모임이나 회의에서 필수 요소로 쓰입니다. 관계를 더 돈독히 하거나 얼어붙은 관계를 풀어주는 따스한 중재자의 역할까지도 해냅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도 하고 창의성을 자극하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업무나 공부를 할 때 커피를 선호합니다. 잠을 쫓기 위해 카페인이 잔뜩 들어간 커피를 일부러 찾는가 하면 수면에 지장이 있다며 디카페인 커피만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커피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창의성을 자극해 줍니다. 커피 한 잔의 향기는 우리를 어딘가로 마음 여행을 떠나게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게 합니다. 멋들어진 감성을 불러와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켜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중독자처럼 커피를 찾는 사람도, 커피가 몸에 해롭다며 멀리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한밤 중에 마시고 싶으면 카페인에 좌우됨이 전혀 없기에 수면 걱정 없이 언제든 서슴없이 마시는 사람입니다.


그런 저에게 커피가 가장 운치 있는 순간은 홀로 카페에 앉아 커피를 주문해 놓고 글을 쓰는 시간입니다. 카페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섞여 있는 가운데 글을 쓸 때면 그 시간이 매우 특별하고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나만의 작은 세계에 빠져들어 글을 쓰는 경험은 매우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이러한 순간은 저에게 큰 영감과 만족감을 줄 쭌 아니라 치유와 보상의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커피와 행복하신가요? 



작가 소개가 이어집니다. 


Sunny Sea :  태양처럼 웃는 교사, 가르치는 학생들이 해바라기처럼 건강하고 밝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사,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와 같은 인생 가운데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같은 자리에서 늘 빛나는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그 소원을 담아 지은 이름입니다. 30여 년 간의 호기심과 열정 넘치며 다이내믹한 교직 생활에서 얻게 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https://brunch.co.kr/@sunny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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