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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초코숲 Dec 21. 2022

몸이 너무 굳기 전에는 돌아와야 해

수요일만 되면 몸이 천근만근이다. 주 5일로 하는 요가에다 화, 목 저녁에 하는 필라테스 수업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금요일에는 그래도 한 주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이 들어 어찌어찌 버틸 만 한데, 수요일에는 침대를 벗어나기가 힘들 정도로 아플 때가 많다. 게다가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지금 근육통이 더 심하게 오는 기분이다. 아마도 '이제야' 동작을 할 때 해당 근육을 움직일 수 있게 되어서인 것 같다.


공교롭게도 아픈 곳들은 모두 몸의 뒤쪽이다. 두 운동을 하다 보면 주로 몸을 펴다 보니, 책상에 쭈그려 앉을 때는 굽어지거나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특히 나는 골반 전방경사가 약간 있어서 그런지 걸을 때 앞으로 기울이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많이 걸은 날에는 허벅지 앞쪽이 불타는 기분을 느낀다. 그 불길이 수요일에는 허벅지 뒤로 이동하는 것이다.


한 번은 너무 아픈 반면에 동작은 전혀 제대로 되지 않아, 유튜브에서 자세를 찾아본 적이 있다. 요가/필라테스 강사, 물리치료사 등등 많은 전문가들이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자주 쓰지 않는 부분의 근육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크기가 줄어든다고 한다. 전자가 팽팽하게 늘어난 고무줄이라면, 후자는 쪼그라든 고무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줄어든 근육을 다시 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스트레칭으로 늘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득, 얼마 전 읽은 책에 있던 한 문장이 떠오른다. '너무 늦기 전에 돌아가야 해'. 하루 종일 펴지지 않는 몸을 마주하고 있으면, 조금 늦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더 늦어지면 진짜로 몸이 굳어버릴지 모르니까, 지금이라도 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당분간 계속될 공포의 수요통을 참아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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