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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l 21. 2022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혼종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충전을 못하는 상황인데 배터리가 다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운 충전소 때문에 늘 차가 가다가 중간에 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런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절충안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있다.



전기차의 단점인 방전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실 자동차의 전동화 (Electricification) 은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12V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늘 돌아가는 엔진에는 Alternator가 붙어 있고, 거기서 소비되는 연비가 2% 정도 되면서 일반 차량 배터리의 충전율을 모니터링해서 충분히 충전되었으면 alternator에 걸리는 로드를 끊어서 연비를 개선하는 ESM (Energy Smart Management) 시스템이 2000년대 초반에 적용되어서 요즘은 대부분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르노의 E-Tech라는 하이브리드 엔진입니다. 엔진 - 모터 - 변속기가 하나로 섞여 있습니다.


그러다 도요타를 중심으로 엔진으로 주행하되 저속 영역은 바퀴가 돌아가는 제동장치를 통해 충전한 전력을 바탕으로 보조 동력으로 모터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터는 보조 동력 장치이기 때문에 출력이 낮아서 모터 만으로는 시속 50km 정도까지만 주행도 가능하고 배터리 용량도 EV모드로 갈 수 있는 거리가 4km 이내로 제한적이다. 무엇보다도 별도로 충전 시스템이 없어서 만약 배터리가 방전되면 원활한 주행을 위해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형식을 취한다. 어쨌든 엔진의 효율이 떨어지는 저속 영역을 모터가 대체하고 주행 중 제동 시에 낭비되었던 운동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가솔린 차량 대비 연비가 30% 정도 개선된다.


비즈와치 자료 참조


이런 하이브리드 차량에 배터리와 모터 용량을 키우고 충전 단자를 추가한 차량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단 모터가 전기차와 거의 동일한 스펙으로 120~130 kph 정도의 속도를 모터만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 Full 충전하면 보통 40 ~ 60km 정도의 거리는 순수 전기차 모드로 주행도 가능하다. 최고 토크는 엔진과 모터를 합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나 순수 전기차에 비해서 훨씬 파워가 더 높다. 그리고 어쨌든 상당한 구간 자체를 전기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사양의 가솔린 차량 대비 연비는 30% 수준이다. (대략적인 CO2 배출량이 중형차 기준으로 가솔린 / 하이브리드 / 플러그인이 120 / 90 / 35g/km)



대신 무겁고 비싸기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대신 무겁다. 그리고 엔진도 들어가고 모터도 들어가고 배터리도 들어가니 차가 꽉 차고 비쌀 수밖에 없다. 예전에 알려 드렸던 TCO (Total Cost of Ownership) 기준으로도 하이브리드에 아직 비할 바가 못 된다. 연비에서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5년 내에 차값 차이를 뽑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그리고 어쨌든 충전을 해 주어야 효율이 좋은 것이지 충전 없이 일반 주행을 주로 한다면 하이브리드보다 무거운 무게 때문에 연비가 더 나쁘게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배터리 무게가 더 가벼워지고 더 싸지면, 그리고 각 개인 집에서나 회사에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더 늘어나면, 출퇴근 정도는 EV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더 대세가 될 가능성도 높다. 가까운 거리는 EV로 장거리는 엔진으로 함께 커버가 가능해지니까. 얼마 전 테슬라 데이에서 반값 배터리를 주창한 앨런 머스크의 발표처럼 배터리 가격이 앞으로 5년 이내에 반값 그 이하로 떨어진다면 인프라 개선 속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PHEV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요즘엔 이런 연비 목적이 아니더라도 차량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전기 장치들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전기적 부하에 따라서 있을 수도 있는 배기가스나 운전성에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벤츠나 벤틀리 같은 고급차들을 중심으로 48V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이런 차량들은 연비보다 편안함과 여러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리를 활용하곤 한다.


어쨌든 참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가 각자 최선의 방식으로 헛튼 에너지 버리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우전자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모든 사양들을 모두 커버해야 하는 것이 힘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자동차 회사들 간에도 누가 얼마나 안정적이면서도 편의성도 좋은 차량들을 선보여 줄 수 있는지가 숙제가 될 것이다. 100년이 훌쩍 넘는 자동차의 역사는 지금 가장 큰 진화의 시점에 와 있다.


제 5 장 이제는 대세다 전기차 이야기 

           5-1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혼종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5-2  전기로 가는 모터가 자동차 엔진보다 더 효율적인가?

           5-3  모든 차량이 전기차로 가는 것이 가능한가? 정말 전기차가 친환경적인가?

           5-4  테슬라는 어떻게 전기차의 대명사가 되었나?

           5-5  테슬라를 다른 전기차와 구분 짓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들 

           5-6  이제는 한번 충전하면 부산까지 갈 수 있다.

           더 생각해 보기 -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이 왜 이렇게 주목 받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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