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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l 25. 2022

전기로 가는 모터가 자동차 엔진보다 더 효율적인가?

저물어가는 내연기관 시대의 끝자락을 잡으며

자동차 엔진의 효율은 잘해야 30% 정도다.


대학생 시절에 내연기관 전공 수업 기말고사 문제로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효율이 어느 것이 더 좋으냐 설명하는 문제가 나왔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엔진에서 일어나는 흡기 - 압축 - 폭발 - 배기라는 4가지 복잡한 과정에 따라서 엔진 연소실 내에 압력과 부피의 관계를 따라서 복잡한 열역학 문제를 풀어야만 했다. 대략적으로 더 많이 압축했다 한꺼번에 밀어주는 힘도 더 세기 때문에 디젤이 가솔린보다 효율이 더 좋아서 연료가 가진 열량을 100%라고 하면 가솔린 엔진이 25%, 디젤 엔진이 35% 정도였다. 

 

PV 선도라는 과정을 수식으로 풀어내야 했다. 그때는 잘했었는데...


그러나 이 수치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상대 비교한 값이고, 자동차의 효율을 상징하는 연비는 운전 패턴과 더 큰 연관이 있다. 저속으로 갈수록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하는 데 힘이 많이 들고, 고속으로 갈수록 관성은 압축 행정은 원활한 대신 고속으로 움직이는 마찰로 손실되는 열 에너지가 커지게 된다. 그래서 BSFC (Brake Specific Fuel Consumption) MAP이라고 해서 엔진 RPM당 총 Torque에 따라서 동일한 일을 하는데 얼마나 많은 연료가 필요한지가 실험을 통해 측정해 놓은 데이터를 보면 1600 ~ 1800 rpm 부근에 최대 토크의 20~30% 지점이 가장 효율이 좋은 것으로 나온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여러 차속에서 동작해 주어야 하니까 전체 연비를 좋게 해 주기 위해서는 이런 효율 좋은 지점을 최대한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차속과 엔진 RPM의 비율을 조정해 주는 트랜스미션이 존재한다. 이렇듯 차량의 연비는 엔진의 종류와 효율 / 주행 패턴 / 미션의 종류 / 기어비의 세팅에 따라 달라진다. 가솔린보다 디젤이 좋고 엔진의 크기가 작을수록, AT 보다 MT 혹은 CVT나 DCT가 더 효율적이다. 고속 주행보다는 80km/h 정도의 경제속도에서 급 가속보다 정속 주행이 더 연비에 유리하다. 


자동차에서 손실되는 에너지들을 대략적으로 도식화한 미국환경보호청 자료


전기차 자체의 효율은 60% 이상이다. 그러나...


그럼 전기차에 쓰이는 모터는 자동차 엔진에 비해 어떨까? 기본적으로 폭발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엔진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배터리 자체에 충전되어 있는 전기를 모터에서 회전력으로 전환하는 효율은 엔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겠지만 충전기에서 배터리에 충전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도 있을 것이고 변속기가 없고 감속기만 있기 때문에 고속에서는 5000 rpm ~ 8000 rpm처럼 모터가 고속 회전을 하면서 효율도 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국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 에너지 GRID에서 100%의 에너지가 있다면 충전하면서 18%가 손실되고 (--> 82%) 이중 모터로 전달되는데 전기 시스템 상에서 23% 정도가 더 낭비된다 (--> 59%). 모터에서 생성된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데 4% 정도 더 마찰력으로 손실되지만, 그중 8% 정도는 운행 중에 차속이 줄어들 때마다 바퀴가 돌아가는 힘으로 자체 충전을 해서 보충할 수 있어서 최종적으로는 대략 60% 정도의 전달 효율을 보인다고 조사되었다. 



실제 연료로 발전하는 화력 발전소의 효율이 최대 50% 정도임을 감안하면 과연 전기차가 동일한 화석 연료를 넣었을 때보다 더 효율적이라고는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배터리 때문에 더 무겁고 트랜스 미션이 없어 고속 주행 마찰력이 더 큰 약점이 뚜렷하다. 대략 가솔린 엔진 정도가 되는데 실제 닛산에서 엔진은 전기를 발전시키는 용도로만 쓰고 배터리로 모터를 돌리는 Hybrid 형태도 개발했었지만 크게 연비 개선 효과가 없어 대중화되지 못한 케이스도 있다.  



이렇게 보면 전기차가 더 경쟁력 있는 이동 수단이 되려면 충전이나 시스템 자체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 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배터리 밀도가 더 늘어나면 차체가 더 가벼워지면서 연비도 즉각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기 자체를 생성하는 효율과 방식부터 친환경적으로 개선되어야 하겠다.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내연기관 엔진에 비해 전기차가 개선될 여지는 훨씬 더 많다. 내연기관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엔지니어로서는 다음 먹거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 5 장 이제는 대세다 전기차 이야기 

           5-1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혼종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5-2  전기로 가는 모터가 자동차 엔진보다 더 효율적인가?

           5-3  모든 차량이 전기차로 가는 것이 가능한가? 정말 전기차가 친환경적인가?

           5-4  테슬라는 어떻게 전기차의 대명사가 되었나?

           5-5  테슬라를 다른 전기차와 구분 짓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들 

           5-6  이제는 한번 충전하면 부산까지 갈 수 있다.

           더 생각해 보기 -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이 왜 이렇게 주목 받는가요?

이전 09화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혼종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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