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Aug 05. 2022

죽음의 계곡을 넘어 모델 S 개발까지
-테슬라 이야기2

테슬라는 어떻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게 됐을까? - 2

죽음의 계곡 속에서 이별이 찾아 왔다.


테슬라를 설립하고 로드스터라는 이전에는 없었던 매력적인 전기 스포츠카를 출시한 것까지는 아주 멋진 모험이었지만 2007년 중반부터 테슬라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다른 여러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경영진 사이의 불화였다. 


자동차를 꿈꾸는 일과 만드는 일 그리고 자동차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사실 차원이 다른 일이다. 로드스터가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들어가면서 주요 현안이 기술적인 문제에서 물류 지원이나 재무 문제로 옮겨 가는데 창립 멤버였던 다섯 명 모두 엔지니어로 회사를 설립하고 자금을 끌어들이는 일은 잘했지만 관리를 위한 능력은 부족했다. 


관리의 부재는 바로 현장에서 나타났다. 2007년 중반 로드스터의 생산비가 예측했던 7천만 달러로는 모자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당 생산 원가가 판매 예상 가격인 9만 달러를 훌쩍 넘기고, 생산 일정도 못 맞추게 되면서 팔아도 적자인 상황에서 테슬라는 죽음의 계곡 (개발비가 많이 들어갔지만 아직 판매 수익이 들어오지 않아 심각한 현금 유동성 문제를 맞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

쫓겨난 마틴 에버하드 CEO - 여전히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틴 에버하드는 CEO 자리에서 밀려나고 이사회에서 축출된다. 그리고 새로운 CEO는 경비 절감을 위해 임직원의 10%를 해고해야만 했다. 창립 멤버였던 마틴은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렇게 드러난 내부 분열과 파탄난 재정은, 계속해서 늦어지는 로드스터의 고객 인도 약속과 맞물려서 미래를 어둡게 했다. 언론은 테슬라의 임종을 지켜보자고 떠들었다.



엘런 머스크의 희생으로 모델 S가 세상에 나왔다.


2009년 파산의 위기를 맞은 테슬라를 살린 것은 머스크의 선택이었다. 그는 남은 페이팔의 지분을 매각하고 개인 자산 사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그리고 이어서 로드스터를 만들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임러의 스마트카에 로드스터에 들어간 배터리팩과 충전용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한숨을 돌리게 된다. 이 협업을 통해 다임러의 제품 품질 검증 프로세스를 배운 테슬라는 조금 더 접근 가능한 고급 전기차 모델 S를 계획하고 진정한 재기를 노린다. 

2500대만 한정 생산하기로 했던 로드스터와 비교하면 모델 S는 진정한 의미에서 양산 자동차라고 할 수 있었다. 테슬라가 진정한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들었던 예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돈이 필요했다. 테슬라는 마침 조성되었던 미국 정부의 진보기술차량제조-ATVM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4억 6,500만 달러를 대출받아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도요타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루면서 도요타가 사용하지 않던 캘리포니아의 프리몬트 공장의 소유권을 인수했다. 자동차 회사로서의 구색을 갖춘 테슬라는 기업 공개를 통해 안정된 자금을 확보하기로 한다.


2010년 6월 29일, 니콜라 테슬라가 무일푼으로 외롭게 죽어간 뉴욕 호텔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증권 거래소에서 테슬라 모터스가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아직 1000여 대 밖에 차를 팔지 못한 회사였지만, 첫날 주가는 41% 뛰었고 이렇게 마련된 자본은 모델 S의 개발에 고스란히 투자되었다. 

모델 S는 테슬라 최초의 양산 자동차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첫 차라고 할 수 있다. 그때까지 개발되었던 모든 전기차들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 차량인 로터스 엘리스의 차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로드스터와 달리 배터리를 바닥에 까는 전기차 전용 프레임이 이때 처음 도입되었다. 사이클 선수처럼 유선형의 디자인을 통해 연비를 개선하고 유연한 테슬라만의 곡선 아이덴디티가 만들어졌다. 내부에 커다란 터치 스크린을 달아 차량 제어를 일괄로 할 수 있게 하고, 슈퍼 차저라는 독자적인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2022년을 사는 지금은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하고 있는 전기차의 기술들을 테슬라는 모델 S를 통해 이미 10여 년 전에 시작했다. 


2012년 6월 마침내 모델 S는 세상에 나왔다. 초기 생산량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어 다시 한번 '죽음의 계곡'에 빠질 위험도 있었지만 6개월 내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정상 궤도에 올랐다.  그리고 컨슈머 리포트에서 2년 연속 '최고의 차'로 선정되었다. 


테슬라 모델 S는 혁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차는 액셀레이터와 핸들, 브레이크가 마치 스포츠카처럼 작동하며, 최고급 승용차의 승차감과 정숙성을 갖추고 있고, 에너지 효율성 또한 가장 뛰어난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훨씬 높습니다.
- 컨슈머 리포트 자동차 테스터 책임자 제이크 피셔 


모델 S의 성공을 바탕으로 급등한 테슬라의 주가는 급등하고, 테슬라는 추가 주식을 발행해서 이전에 정부로부터 빌렸던 4억 6,500만 달러의 대출을 9년이나 앞당겨 갚았다. 완전히 독립된 자동차 제조업체로 어려운 과정이 마무리되었지만 여전히 회사는 적자였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또 다른 계획은 이미 시작되었다... 

 

테슬라 재무재표 순이익 그래프 - 2016년 전까지는 여전히 적자였다. 


제 5 장 이제는 대세다 전기차 이야기 

           5-1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혼종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5-2  전기로 가는 모터가 자동차 엔진보다 더 효율적인가?

           5-3  모든 차량이 전기차로 가는 것이 가능한가? 정말 전기차가 친환경적인가?

           5-4  테슬라 이야기 1 - 테슬라의 창립과 로드스터의 출시까지

           5-5  테슬라 이야기 2 - 죽음의 계곡을 넘어 모델 S 개발까지

           5-6  테슬라 이야기 3 - 테슬라 - 자동차를 새롭게 정의하다.  

           5-7  이제는 한번 충전하면 부산까지 갈 수 있다.

           더 생각해 보기 -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이 왜 이렇게 주목 받는가요? 

이전 12화 테슬라는 어떻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게 됐을까? -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