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8일 어느덧 훌쩍 커버린 첫째 딸 수인이 생일에.
수인이에게
일곱 번째 맞는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유치원을 떠나서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내심 고민하고 걱정하고 그랬었는데 넌 여전히 유쾌하고 귀엽고 씩씩하구나. 참 다행스러운 일이야.
오늘도 저녁 나절에 퇴근길에 들린 놀이터에서 동네 언니들과 고무줄 놀이하고 수건 돌리기 하면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는 널 보면서, 아 우리가 이 동네에 참 오래 살았구나. 그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된다.
아침에 가끔 널 등교 시켜 주러 같이 학교 가는 길이면 몇 발자국 가지 않아 오다 가다 마주치는 많은 이웃들. 니 친구들. 우리가 그렇게 다같이 키우고 다같이 연결되고 그렇게 어울어져 살아 가고 있는 것 같아.
가끔은 친구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지 않아 속상해 하기도 하고. 니가 하고 픈 것 보다 친구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려고만 하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수인이가 남들과 살아가는 법을 배워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빠는 자랑스럽다.
수인아.
사람은 혼자서 살아 갈 수 없고 그래서 어울려야 하지만 또 마냥 남들만 바라 보고 살수도 없단다. 내가 간절히 하고 픈 만큼 남도 그만큼 각자가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게 참 서로 맞추기 어렵다는 걸 너는 수현이와의 관계에서 배우고, 아빠와 하는 부루마불에서 배우고, 니가 바라는 무언가가 꺾이는 매 순간마다 배우게 되겠지.
그런 아픔이 때론 슬프고 아쉬워도 중요한 건 니가 소중하다는 거야. 니 마음 속에 너를 소중하게 여기는 하느님과 아빠 엄마 그리고 너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가득 차서 너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 더 너그러울 수 있고 친절하고 배려하지만 스스로의 감정을 억지로 참지 않는 ‘자연’스러운 수인이로 얼른 크기를 바란다.
며칠 전, 피아노 선생님이 너무 진도를 안나간다면서 “아빠는 내가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잖아”라는 니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 구나. 더한 칭찬이 없다. 아빠도 그런 새로운 친구가 생긴 것이 즐겁고 감사해.
고마워. 우리 딸.
사랑하고 생일 축하해.
오늘 하루도 매일처럼 즐겁게 보내자.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