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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꼭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 VLCA

광산에서 폐차장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by 이정원

흔히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 배기가스도 없고 이동 중에는 연료를 태우지도 않으니까 내연기관차보다 이산화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만드는 처음부터 마지막 폐차까지 모든 과정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리튬공장.jpg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을 처리하는 공장 -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만드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재료가 되는 철 광물을 캐내고 제철소에서 제련하는데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2톤에 달하는 무거운 부품들을 만들고 옮기고 조립하는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이산화 탄소를 배출해야 한다. 거기에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코발트와 리튬 등의 원자재를 채취하고 제련하면서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전기차 탄소 발자국.jpg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탄소 발자국 비교. 생산에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포스코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동급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비교했을 때 즉 원자재를 채취하고 운송하고 제조하는 동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내연기관은 7만 톤 정도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5톤을 포함해서 11만 톤으로 60% 이상 더 많다. 물론 주행 중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현저히 적지만 만약 주행 거리가 짧다면 전기차가 오히려 이산화 탄소가 더 많이 배출하는 셈이다.


포스코 LCA.jpg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관리해야 한다.


복지 정책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듯이 자동차도 “광산에서 폐차장까지”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VLCA (Vehicle Life Cycle Assessment)라는 개념의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 원자재를 조달하고,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고, 이를 모아서 자동차로 만드는 과정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전달되어서 실제 길 위에서 운행되고 다 타고난 다음에는 폐기 재활용되는 자동차의 일생을 관리해야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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