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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하다 Jul 14. 2021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것은 '운'이다

 왜 나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지 못했을까?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가슴 뛰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없을까.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 사는 동안 내 꿈을 찾을 수 있을까. 환상일지도 모르는 꿈을 얼마나 더 갈망해야 끄트머리라도 잡아볼 수 있을까? 꿈을 이룬 사람들이 책장에 가득하다. 작은 화면 속에는 꿈을 이루는 중인 사람들이 반짝인다. 타인의 꿈을 동경하며, 어딘가에 있을 꿈을 찾다 보면 어느새 지쳐있는 나를 발견하고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답이 없는 꿈* 찾기에 지쳐 쓰러지기 좋은 곳은 꿈**속이다. 침대에 딱 붙어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달 초만 해도 꽤 열심히 살았다. 한 주에 책을 4권이나 읽더니, 이후 4주 동안 책을 꺼내 보지도 않았다. 극단적인 생활 패턴의 변화. 열심히 살다가도 급격히 무력해지는 내가 싫다. 헤어 나올 의지 없이 2주쯤 생각 없이 살았다. 하루 24시간 중 3분의 1 이상의 시간을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TV 편성표에 스며들어 지냈다. 어제는 엠넷의 <슈퍼인턴>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해뜨기 직전에 잠들었다. 다행히 극단적인 무기력함을 끊어줄 순간이 있었다. 박진영은 인턴들과의 식사 중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1%나 될까? 
그런 사람도 자신의 일의 80% 이상은 하기 싫은 일이다.
누구나 살다가 한 번씩 무너질 것 같은 날이 있다.
 모두 마찬가지일 거다.

'내가 오늘 왜 출근하지?'
 이런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꿈은 위치나 직업이 되면 안 된다.
어떤 가치가 꿈이 되어 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사는 것
그런 신념으로 일하면 직업으로 삼으면 무너지지 않는다.

 <슈퍼인턴> 중에서, 박진영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건 '운'이다. 운이 좋아서다. 지금까지 내가 더 열심히 살지 않아서, 가슴 뛰는 일을 찾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꿈을 찾지 못한 건 내 탓이라고 생각했다. '운' 그 한 단어에 위로받았다. 무력한 시간을 깨트리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멋진 '운'을 만나려면, 손바닥만 한 작은 화면에 빠져 사는 시간은 줄여야겠지. 지금 나는 무기력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중이다. 



  *꿈: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꿈: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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