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냄새가 나”
어떤 순간에 사랑의 감정은 경계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것일까요, 결국 찾아오는 냉정함 때문에 기억에 남길만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새벽녘이 걷히는 순간, 비로소 시간은 진실한 얼굴을 드러냅니다. 지나간 밤 속에 숨죽이고 있던 감정들이 해가 떠오름과 동시에 가장 잔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죠. 새벽 속 그 애매한 경계 위에서 빛과 어둠이 섞여있는 순간을 오래도록 붙잡고 있겠습니다. 천천히 지나가길 바라는 이 시간 속 갈라파고스의 거북이는 빛 보다 빠를지도 모르니까요.
하루 중 가장 잔인한 시간은 새벽녘이 걷히는 시간.
오전의 낮과 밤이 바뀌는 시간은 유난히도 천천히 흐른다.
가슴 한쪽이 쥐어와 잠 못 이루는 한때 너를 떠올리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갈라파고스의 발걸음처럼 천천히 흐를 수밖에 없는 이유.
유난히 천천히 흐르는 이 시간은.
한때 나의 어깨를 빌려주기도, 내가 너의 어깨를 빌리기도 했었기 때문에.
달과 해가 함께 떠있는 한때, 창가에 드리운 빛줄기.
텅 빈 방안의 냇물이 되어 나는 조금이나마 물줄기를 거스르고 있을지도.
그러면서도 비로소 조금은 편해지는 이유는,
해와 달이 함께 하기 때문에.
해 와 달이 함께 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이유는,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닌 것이.
하늘 위에 수많은 별을 펼쳐 놓았기 때문에.
그 위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재수 없게도 찬란하기 그지없어라.
만약, 이대로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내가 그 위로 안길 수 있을까.
내가 너에게 안길 수 있는 까닭은 차츰차츰 해가 떠오르면서 나 혼자 이겨 내야 하는 인고의 시간이 오기 때문에.
내가 그 위로 안기고 싶은 까닭은,
흥청망청 아름다움을 내세워 색색이 어질러져 있기 때문에,
꽃은 서둘러 피었다 서둘러지지만,
작은 숨결의 향은 정처 없이 흐르는 시간을 물로 밀어낼 수 있기 때문에.
도란도란 누어 너 가 나의 품에 기대어, 혹여 내가 너의 품에 기대어 일 제곱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구멍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셔본다.
“하지 마 간지러워”
“좋은 냄새가 나.”
하루 중 가장 잔인하게 느껴지는 시간,
일 제곱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구멍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셔본다.
어쩌면 갈라파고스의 거북이는 빛보다 빠를지 모르니까.
오전의 낮과 밤이 바뀌는 한때,
프라하의 블타바 강은 유독 천천히 흐른다.
블타바 강을 따라 프라하를 거닐 때,
갈라파고스 거북이의 발걸음으로 한걸음 내딛는다.
강의 흐름은 시간의 흐름인 것 마냥.
고요한 블타바 강의 물결은,
조용히 요동치는 것만 같다.
흥청망청 아름다움의 시간을 내세워.
블타바 강의 그림자는 색색이 어질러져 있다.
작은 숨결의 향은.
정처 한 시간을 흐르는 물로 밀어내었다.
만약 나에게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블타바 강의 위로 그대에게 안길 수 있을까.
일 제곱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구멍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셔본다.
블타바강이 나에게 있는 것처럼.
일 제곱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구멍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셔본다.
어쩌면 갈라파고스의 거북이는 빛보다 빠를지 모르니까.
만약 나에게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흐르는 블타바강 위로 그대에게 안길 수 있을까.
낮과 밤이 바뀌는 한때는, 잔인하게도 오후의 시간 보다.
오전의 시간에 유독 천천히 흐른다.
동이 틀 무렵, 갈라파고스의 걸음으로 한 걸을 내딛는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천천히 거닐며 사색에 잠긴다.
어쩌면 갈라파고스의 하루는 조금 더 길지 모른다고.
흐르는 강물을 보고 있으면, 강물은 흐르는 것인지 모를 만큼 천천히,
시간의 흐름인 것 마냥 지나간다.
요동치는 강물은 동이 틀 때 흥청망청 아름다움의 색을 내세우고,
동이 트면서 강 위의 다채로움을 색색이 어질러 놓는다.
오전의 낮과 밤이 바뀌는 한때,
적적히 그대의 그림을 그려놓고,
갈라파고스의 거북이가 되려고,
일세 제곱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코로,
블타바강의 향을 크게 들이켜보고 한번 내쉰다.
시간이 잠시 정차했다.
동이 트면서 강 위의 다채로움의 색을 어질러 놓는다.
다시 한번 크게 숨을 들이켜 마셔본다.
흐르는 블타바강 위로 그대에게 안길 수 있다면,
동이 틀 무렵, 갈라파고스의 걸음으로 한걸음 내딛겠다.
어쩌면 갈라파고스의 거북이는 빛보다 빠를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