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리스트"
평범한 어느 날 익숙한 공간 속에서 혼자 노래를 듣다 보면 노래에는 당신이 생각나기도, 장면이 생각나기도, 공간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가끔, 제가 공유하고 싶은 일상 중 하나는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저의 플레이리스트는 자주 바뀌기 때문에 어느 날 당신에게 어떤 노래를 추천했다면, 제 감정을 서사하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이 노래를 들었더니 당신이 생각나서 연락해 볼 핑계를 굳이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같은 감정을 공유하진 않더라도, 같은 노래를, 그러면서 비슷한 감정을 그릴 수 있진 않을까요?
평온한 느낌의 지금, 치앙마이 유명 카페에서 나오던, Wiz Khalifa - See You Again 추천드려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그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문득 걸려오는 메시지, 혹은 늦은 저녁 벤치에 앉아 배달 음식을 시켜 먹다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노랫소리. “이 음악 어때?”라는 물음에 그저, “좋지” 그게 아니라면, “한번 들어 볼게” 유명한 영화 라붐의 ‘마띠유’와 ‘소피 마르소’는 아닐지라도, 나에게 들려오는 낮은 노랫소리가 속삭이고 있는 거 같아 그냥.
“좋지”
어쩌면 뻔한 대답일지도 모르겠지만, 망설이는 내 맘처럼, 같은 노래를 들을 때면 같은 기분일까? 어쩌면 같은 순간, 같은 노래를 듣고 있을지도. 깊어진 조명 속에서 술보다도 분위기에 취해 아무 말 없이 노래를 감상할 때면 같은 생각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망설이는 내 맘처럼 묻고 싶을 때가 있지.
비가 오는 날, 운동을 하다, 힘든 어떤 날 문득, 당신에게 묻거나 말하고 싶은 그런 날 작은 바램을 담아.
“이 음악 어때?”
카페에서 일하는 비 오는 어느 날. “오늘은 이 노래를 틀어줘” 온종일 그 노래가 나왔을지도 모르지.
지루하다며 그만 틀라는 핀잔에도, 지루한 표정에도. “좋은 노래 자나”라고 일관하며, 저기 모퉁이에 앉아 커피 한 잔 들고 흥얼거리면서 눈을 감는 너를 보고 흥얼거리면서, 바라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너의 방이 환한 어느 날 노래를 들으며 잠이 오지 않다며, 이 노래 한번 들어보라고, 언젠가 천천히 잠이 들겠지, 흥얼거리던 노래는 그날의 감정들을 떠올려 더 허전한 기분. 어젯밤엔 상어가 나왔다며?, 너는 무엇을 상상하던지 좋은 꿈을 꾸겠지. 카페에 서서 어제의 노래를, 혹은 그제의 노래를 재생하다 보면, 너만의 플레이 리스트들이 스쳐가는 날 전파를 타고 수 킬로미터를 넘어와 들려오는 노랫소리. 아무 말이라도 하고 싶을 때 어제의 노래를 재생시켜놓고,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유독 오늘의 세상은 오로지 잔잔하고 순수하게 들리지 않을까.
당신의 플레이 리스트는.
무엇인가요.
나는.
좋아하는 음악들로만 꽉꽉 채운.
플레이리스트를 때론 공유하기도 했지요.
좋아하는 음악을 같이 들을 때면.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건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는 것만큼.
시간 속에 그렇게 무뎌지겠죠.
지금 당신의 플레이리스트 속에는
어떠한 곡들로 채워가고 있나요.
시간 속에 무뎌지는 만큼.
저 맘대로 인 플레이리스트 들을.
저도 저 나름대로의.
플레이리스트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때론 공유할 플레이 리스트를.
전파를 타고 수 킬로미터를 넘어오는 노랫소리는 저 나름대로의 시련이 있겠죠.
흘러나오는 노래가 잔잔해서 다행입니다.
세상은 오로지 잔잔하고 순수하게만 들리니까요.
“나는 요새 이 노래에 꽂혔어.", “이 노래 들어봤어?”, “들어봐”
내가 듣는 노래를 저 사람도 듣고 있을까, 아침 지하철 안 문득 생각해 본다. “이 노래 들어봐”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와 같이 가끔 듣고 있다면, 너는 어떤 노래를 듣고 있니?
‘비 올 때 듣는 노래.’
‘출근할 때 듣는 노래’
‘운동할 때 듣는 노래’
‘집 갈 때 듣는 노래’
‘힘들 때 듣는 노래’
‘그냥 좋은 노래’
가끔은, 나는 너에게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곤 했었지. “들어봐”
가끔은, 너는 나에게 너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곤 했었지. “이 노래 들어봤어?”
나와 같이 가끔 듣고 있다면,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걸까, 길어야 5분 남짓, 그래서 무한 반복하지만 시간이 지나는 만큼 무뎌지겠지. 그래서 지금 너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하다.
시간 속에 무뎌지는 만큼,
나는 내 나름대로의 플레이리스트를,
너는 너 나름대로의 플레이리스트를,
그렇게 정리해 나가고 있겠지. 내가, 너가 아닌 그 누군가와 공유할 플레이리스트를 말이야.
오늘의 노래는 수천 킬로미터의 전파를 타고 지구 몇 바퀴를 돌아 나에게 왔을지 몰라.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노래에 볼륨을 높였어.
그러면 세상은 오로지 순수하게 들리니까.
“나는 요새 이 노래에 꽂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