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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쿠 Mar 10. 2020

캐나다 +60, 두 번째 인터뷰를 가지다 - 2

이런 분과 같이 작업을 할 수 있다니 !!


우리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인터뷰룸 안의 긴장감을 풀었습니다. (대화라고 할 것도 없는....단답형 대답만 했지만, 전 대화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긴 대화를 가지진 못했습니다. 그는 굉장히 바빠 보였거든요.


그는 당시 밴쿠버 MPC에서 Compositing 파트를 총괄하는 Head 였습니다.

Vlad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의 남성이었던 그는, 억양도 세고 목소리도 굉장히 우렁찼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행히 알아듣기 쉬운 발음과 영어를 사용해 주어서 수월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면접에 오기 전 약간의 사전조사를 했었습니다.


처음 인터뷰 메일이 오고 나서 내가 누구와 면접을 보게 되는지 물어봤었거든요 :) 그래서 어떤 사람과 보게 되는지 알게 된 후 인터넷에서 약간의 검색을 했습니다.

어느 파트 출신인지, 어떤 영화 작업에 참여했는지 등의 정보를요... 왜냐하면 그런 약간의 정보로도 한 두 마디의 대화를 더 할 수 있게 된다면 전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검색으로 알게 된 정보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제가 정말 동경하고 레퍼런스로 삼던 영화들에 Compositor로서 작업에 참여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중 제가 정말 재밌게 봤던 ‘아이어맨3’ 에도 참여를 했더라고요 :) 너무 두근두근하고 신이 났습니다.

내가 인터뷰를 잘 보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들이 떠올랐거든요.


인터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어떻게 작업을 진행했는지, 어떠한 기술을 사용하는지 등을 물어보더군요.  제가   있는 최대한의 단어를 끌어모아 더듬더듬 대답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영어를 사용했지만, 다행스러웠던 점은 비영어권의 슈퍼바이저 이었었는지는 몰라도 상당히 이해의 폭이 넓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파트에 정통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제가 두서없이 얘기하더라도 어느 정도 끼워 맞춰서 이해를 해주더라고요.


물론  전에 수준급의 영어를 갖추고 인터뷰를 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일단 아웃풋으로 보이는 게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터뷰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인터뷰가 마무리돼가고 있었습니다. (다른 스케줄로 바빠 보였거든요...)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입사하게 되면 진행하게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일하는 분위기는 어떤지도 물어봤습니다. 이에 대한 간략한 대답을 받았고 이어서 연봉협상도 바로 진행하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예감이 약간 좋았습니다) 그리고 준비해왔던 한마디를 했습니다.


‘I’m big fan of your works, I checked your works in the internet, it was awesome... I really want to work with you!!!’

‘Also Iron man3 is my favorite movie’


무한도전 광팬이던 , 머릿속에 고이고이 담았던 ‘I’m big fan of yours’를 과감히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달했습니다. 아이언맨 3 도요...

하하하하하하 웃으며 Vlad 고맙다며 여러 가지 이에 대한 이야기들도 해주었습니다. 길진 않았지만 저에겐 정말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무모하게 여기까지 오지 않았더라면, 결코 마주할  없었던 순간이었을 테니까요. 


링크드인 아이디도 전달받고, 일정이 마무리된  Vlad 저를 입구까지 배웅해 주고 빠른 시일 내에 연락해 주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미처 12시도 되기 전의 분주한 오전의 밴쿠버의 거리에서,  촉촉한 해방감의 맛을 느낄  있었습니다.

6여 년 동안 바라고 바라왔던 일을 끝내고 나니,  후련함은 이루 말할  없겠더라고요. 물론 아직 일을  것은 아니지만, 오직 인터뷰할  있는 기회만을 바라 왔었거든요. 단지 그뿐이었습니다. 작업을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날은 시간이 어찌 되었던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리쿼스토어로 가서 와인 한 병을 샀습니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향했지요.


그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일단  순간만을 즐기고 싶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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