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2.

by 김용현

바다가 침범한 내항을 끼고 술집과 식당이 들어섰다.

평지가 좁고 산이 급하여 건설장비 진입이 어렵다.

난개발과 자본의 폭력을 산세가 막아왔다.

스타벅스와 이마트가 보이지 않는다.

아침에 북어국을 먹었다. 말린 북어가 오래끊여 푹신했고 국물이 편하다.

간장으로만 간을 낸 모양이다.

이번 여행은 사진 찍기를 거뒀다.


길을 나서며 곳곳의 민가를 보았다.

대체적으로 담과 집이 낮고 퍼져있어

바다 바람에 순응한 형태로 잡혀있다.

통영항 사이드에 거북선 관람관이 있다.

바다에 묶여있는 거북선들은 5년 전 통영시가

랜드마크로 제작해 돈을 받고 내부를 볼 수 있게

상품화했다.

거북선은 돌격선이다.

전열의 앞에서 최단시간 최단거리로 적선의 지휘선을 향해 돌격한다. 삶과 죽음이 섞여있는 곳에 살기 위해 죽음으로 나아갔고 죽음 속에서 삶을 도모했다.

철갑을 사방에 둘러 지휘관을 제외하곤

안에서 밖을 밖에선 안을 가늠할 수 없는 구조다.

제작을 총괄한 이순신의 머리엔

밀리는 전황에 대응할 팀이 필요했을듯하다.

나약한 병사들의 눈에 사선을 지워야 했고

보이지 않는 공포를 일으켜 전진해야 했다.

지휘관은 조총이 들끓는 바다에서

오직 적의 대장기를 향해 돌진했다.

수상에 떠있는 거북선의 요동에 어지러웠다.

놀러 온 내가 삶과 죽음을 말하니 가증스럽다.

가을 하늘이 공활하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동피랑 사이로 저녁노을이 비집어 든다.

어지러운 벽화 사이마다 빛이 번지고

튕겨내어 사방에 닿는다.

여기선 오늘 지나온 통영 내항의 모든 곳이 조망된다.

거북선도 중앙에 자리한 활어시장도 한눈에 닿는다.

어느곳에나 깃발이 오른다면 탐지가 가능하다.

조선시대 수군기지로 선정했음을 이해했다.

여기서 이순신은 삼군수군통제사였다.

경남을 포함한 삼면의 바다에 대한 사법, 행정, 군권의 수장이였다. 무엇을 할수있었겠는가.

오랜 전란과 수탈로 백성은 굶었고 병사의 이탈로 전열은 무너졌다. 전쟁을 치를 재원은 요원했고

한양에 좌립한 선조와 내각의 믿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물 믿듯이 밀려오는 왜놈을 본다.

죽음은 가벼웠고 삶은 무거웠으니.

다시 읽는 '한산도가'는

무장이 아닌

인간의 공포, 무력함, 삶을 향한 애증.

쓸 수 없다.

그 존엄함을 글로 담는 내가 역겹다.


한산(寒山)셤 근 밤의 수루(戍樓)에 혼자 안자/큰 칼 녀픠 고 기픈 시 적의/어듸셔 일성호가(一聲胡笳)의 애긋니(閑山島月明夜 上戍樓 撫大刀深愁時 何處一聲羌笛更添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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