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간짜장 곱빼기를 마주한다.
간밤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
열흘동안 집밖으로 못나간다.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외식이다.
아침과 점심을 몰아 먹는다.
허기가 창궐해 위장이 허탈하다.
뜨끈한 춘장 냄새에 창자가 꿈틀댄다.
중국집 밥상에 앉아 벽을 보며 먹고
나 다음으로 오는 사람은 뒤돌아 다른 벽을 보며 먹는다.
우린 다른벽을 응시하며 먹고 각자 일어나 각자 세상에
들어간다.
선별 진료소에서 코를 쑤셨다.
비강 아득한 그곳에 자리잡은 균의 정체는
면봉에 실려 가공되고 종폭되어
내일 아침 9시에 모습을 들어낸다.
집에 들어와 문을 잠그고 창을 열었다.
세상과 분리되고 세상 공기와 결합된다.
바람은 청량하고 내 안에 도사릴지 모를
바이러스의 행방은 아득하다.
앞으로 열흘간 혼자다.
긴 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
공간이 무너진 시간은 무력하고
채워야할 시간은 무참하다.
단절된 세상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상대성 이론으로 분리된다.
세상의 시간과 별개로
우주선을 탄 나의 시간은
태양계 저편으로 빨려나간다.
냉장고에 맥주가 있다.
시공간을 건너는 묘약이다.
저걸 들이키면
시간과 공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
우주선은 이미 대지를 박차고 올라섰다.
시간이 출렁이는 바다에 다다른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
나의 사십 대 표류기는 이제 막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