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침대에서 본 남자는 죽어있었다. 더 이상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실컷자고” 싶다. 그 남자가 되어 보고 싶다.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사랑하는 이의 옆에 죽은 듯이 누워 자고 싶다.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그러다 소풍을 가겠지.
옆에 대하여1
김행숙
어느 날 아침 내가 침대에서 본 남자는 죽어 있었다. 더 이상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실컷 자고 오후엔 우리 소풍을 가요. 나는 남자 옆에서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잤다.
해변은 휘어져 있었다. 그런 옆에 대하여, 노을에 대하여, 화염에 대하여,
그네에 대하여, 손을 흔들며 뛰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