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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의 마음챙김 강의는 어떨까?

불안과 후회없이, "지금, 여기" 집중! 집중!

미국에서는 신경정신과에서 명상을 '처방'할 수 있다고 들었다. 명상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고. 미국에 사는 친구 말로는 초등학교 커리큘럼에 명상수업이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다.


RISS에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명상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가 1997년부터 있었다.

가장 많이 검색되는 "의학적 입장에서 본 명상의 기능 (신용욱,권준수,함봉진), 신경정신의학, Vol.46 No.4, 2007) 논문을 보면, 외국에서 명상에 대한 의학적 차원에서 연구한 것은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다.


"Das와 Gashtaut는 1955년 명상을 하는 사람의 뇌파 소견을 최초로 보고 하였다. 저자들은 망아경에 빠진 요가 수행자가 근전도에서의 특이 소견 없이 뇌파에서만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망아경에 빠진 요가 수행자는 뇌의 일차운동영역에서 베타리듬과 함께 30-50(V의 진폭을 가진 40-45Hz의 뇌파를 보이다가 망아경에서 벗어나면 다시 베타리듬보다 느린 알파파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결과가 요가에 의한 망아경이 단순한 마비나 혼수상태가 아니고 강력한 대뇌 피질의 자극을 동반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였다."


2007년 이 논문에 따르면 이미 서구에서는 명상이 단순히 연구의 대상이 아닌, 완화용법 혹은 통합의학으로 활용되고 "가장 중요한 보완요법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것을 보면 막상 오랜 불교 명상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의학차원에서 적극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명상, 특히 의학차원의 명상은 어떨까 관심 있던 터에 우연히 발견한 인스타그램 광고.

이제까지 명상관련해서 내가 가본 곳은 불교쪽 종교색이 강한 곳이었는데, 정신과 전문의께서 주관하는 마음 챙김과 명상 과정은 어떨지?

4주 차 과정. 첫 번째 시간, 내용은 이미 불교식 명상수행할 때 다 들었던 내용이긴 한데, 정말 종교색채는 완전히 뺀 내용이었다. 그리고 명상이라는 용어가 아니라 아예 '마음 챙김(mindfulness)'에만 초점 맞춰 강의하셨다.


그리고, 흥미로웠던 '건포도 명상'

10분 정도 건포도를 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먹고, 음미하고. 온전히 건포도 하나에만 집중하는 시간.


쭈글쭈글, 이 건포도도 한 때는, 탱글탱글 청록색 포도알이었겠지.

살짝 깨물어보니 달고 신 맛이 느껴진다. 코 끝으로 흐릿하게 뿜어져 나오는 달달한 향기.

건포도를 좋아하진 않는데, 포도 때문인가 와인 생각이 난다. 아, 가볍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 마시고 싶다.

아니지, 지금은 건포도 하나에만 집중해야 할 시간! 건포도, 건포도만 생각하자!

한 가지에 집중할 땐, 10분도 참 길게만 느껴진다.

선생님께서는, 1시간 이렇게 길게 집중하는 것 아니라 하루에 10분, 15분이라도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각자, 하루에 15분씩 이렇게 한 가지, 한 행동에 몰두하는 마음챙김하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15여명 참석자들 각자 양치질, 커피 마시기, 연필깎기, 걷기, 강아지 보기, 마음챙김 대상도 제각각.



두 번째 시간에는 '걷기 명상에 대한 강의

강의실에서 직접 걸으면서 명상한 건 아니고, 걷기 명상과 마음챙김에 대한 강의 위주. 두 번째 시간에도 마음챙김에 대한 내용은 비슷했다.

과거나 미래에 있지 않고, 지금 현재에 집중!


"마음이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가 계신 분들이에요. 미래에 저당 잡혀 있으면서,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오늘의 할 일은 아무것도 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어떤 계획이나 목적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지금 현재의 삶을 전혀 살지 못하는 분들도 있어요.

목표에 집착해야만, 불필요한 고통을 떠안아야만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사실 그 반대입니다.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를 살 수 있는 사람이 불필요한 고통도 피하고 목표도 이루는 거예요. 사실 많은 번아웃 증후군 환자분들이 이런 사고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만 끝내면 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영원히 못 쉬는 거예요. 이것 끝내고 나면 그다음에 또 다른 게 생깁니다. 쉬지 못하는 것은 나의 선택일 뿐입니다.

내가 좀 힘들어하는 게 느껴진다, 그러면 그때그때 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상냥해져야 해요.


반대로 우울한 분들은 마음이 과거에 있어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 이미 벌어진 사건들을 계속 생각합니다. 생각을 계속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아닙니다. 멈춰야만 해결할 수 있어요. 생각을 많이 하면 고통이 심해지기 때문에 해결 능력이 떨어지시거든요.


우울증 심한 분들은 하루종일 똑같은 얘기만 합니다. 심각하게, 하나의 생각에만 꽂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이 피해자, 희생자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마냥 피해자인 건 아니고, 어떻게 보면 가해자일 수도 있구나. 사실은 내가 나에게 지금 가해를 하고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처음엔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상처를 입혔지만, 그 상처를 계속 곱씹으면서 하루종일 고통을 주는 건 나 자신이거든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한 생각을 반복하는 것은 술, 도박, 마약 같은 중독이라고 그래요. 왜 중독이 되느냐. 계속 그 생각만 하면서 머물러 있으면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되잖아요. 내가 해결하고 책임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 중독되는 것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나를 책임지고 싶지 않고, 나를 방임시키고 싶기 때문에, 차라리 그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주고 나에게 상처 준 사람, 조건에게 주고, 나는 계속 상처를 입는 상태로 살아가는 거죠.


이런 분들은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합니다. 삶의 주인으로 사시려면, 지금 여기 머물러야 합니다.

주의력을 자주적으로, 의도적으로 계속 돌려세울 수 있는 능력. 그게 별게 아닌 것 같아도 그게 의지력, 판단력, 인격이 됩니다. 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없고 그럼 불행해지시겠죠.

마음 챙김의 본질은, 애쓰지 않아도 깨어있는 마음입니다. 애쓰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인생을 포기하는 게 아닙니다.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것이고, 오히려 통제권을 찾아서 내가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거에요. 마음챙김을 통해 자기 성찰, 공감능력 같은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혜로움은 인간을 행복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마음챙김으로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되시는 겁니다."


의사 선생님의 뼈 때리는 조언.

본인이 보아온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 환자 사례를 얘기해 주시니 바로 이해가 된다.

증상의 경중이 다를 뿐이지 나도 마찬가지 아닌가. 미래에, 과거에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사실 내게 주어진 책임을 방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억압하거나, 맞서 싸우지 말고, 이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안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챙김이라고 하는 것,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여도, 주의는 이탈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다른 생각이 나죠.

그럴 땐 신경 쓰지 말고 다시 또 주의를 기울이면 됩니다.

유지하고, 이탈되면 다시 집중하고, 이것의 반복입니다.


마음챙김은 마음이 편할 때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편할 때 하는 건 좋은 날씨에 운전을 하는 것과 같고,

마음이 힘들 때 하는 건 야간운전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날씨에 운전을 배우는 게 좋죠. 그래야 야간에도 운전을 잘할 수 있게 되겠죠.


판단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반추를 통해서, 불안과 우울을 극복한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인식만 하고, 그리고 감정의 본래 속성대로 흘러가게 두는 것입니다.

이 순간 온전한 알아차림으로 머무르는 것,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어린아이의 상태처럼 말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사랑, 열린 마음.

생각을 줄이고 마음을 여기에 묶어두는 것입니다."



종교적 언어가 완전히 삭제된, 마음챙김 명상.

사실, 걷기명상을 직접 해보지 않고 유튜브 영상으로 간접경험으로 보기만 하고, 선생님의 강의만 들은 것은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분명 도움 되는 말씀이었다.


하루 10-15분, 온전히 한 가지에 집중할 것.

마음을 지금 여기 나 자신에게 두고, 쓸게없는 불안과 후회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것.


매일매일, 습관들여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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